국힘, 짙어지는 '尹 그림자'…계엄 직후 통화한 추경호·나경원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5-16 17:16:05
지난 2월 나경원 "계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권성동 "강제 출당은 당내 갈등 심화"
추미애 "김문수, 尹 품에 안겨 내란의 늪에 빠져"
국민의힘에 드리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계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계엄 당일 밤에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로 번갈아가며 수차례 바꿨고 본회의 표결에 참여치 않았다. 나 의원은 계엄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며 탄핵에도 강하게 반대했었다. 추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경제민생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나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이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 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시간가량 지난 뒤 추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짧은 통화를 한 게 전부"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당시 원내대표로 밤 11시 3분쯤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로 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 중앙당사와 국회 예결위 회의장, 다시 당사로 여러 차례 장소를 변경했다. 그 와중에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있었던 것이다.
12월4일 0시30분을 전후해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통화에서 "의원들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며 계엄해제안 처리를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 장소를 계속 변경한 데 대해서는 국회 진입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는 게 추 의원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추 의원과 통화한 직후 나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무도한 입법 독재, 국정 마비 만행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셨고,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같이, 계엄의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 돌리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2월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앞에서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개최한 항의 집회에 참석해 "이재명의 민주당은 조기 탄핵을 획책하고 있었다"면서 "윤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탄핵을 외치면서 국회를 완전히 장악한 그들은 국회의장, 법사위원장,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입법 독재, 줄탄핵, 예산 삭감으로 대한민국 국정을 꽁꽁 묶어버리는 국정 마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령은 계엄을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민주당은 '계엄 유발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내란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한 마디로 사기 탄핵을 획책했다"고도 했다.
나 의원은 또 지난 삼일절에는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에 대해 이런 저런 공과가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용기 있는 지도자라 할 수 있다"면서 "한일 관계를 누가 풀었나, 이승만 대통령을 누가 이야기했나, 윤 대통령의 용기를 기억해야 한다.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이 편파적으로 나지 않고 윤 대통령이 직무 복귀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는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시민사회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계엄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을 변호하며 '윤석열의 입'으로 불렸다. '친윤'으로 불려온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최근 복당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어제 저희가 당의 의지를 보여드렸다. 저는 사실 탄핵의 강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을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말까지 탈당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강제 출당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의지를 보여드린 것으로 당의 입장을 보여드렸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판단할 일이며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동반 퇴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탈당이나 강제 출당은 오히려 당내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께서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아마 당과 선거를 위해 그러한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한 '내란 정당' 비판에 더욱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몰랐던 윤석열의 내란 죄상이 더 드러나고 있다"면서 "윤석열 내란 수괴는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기 20분 전에 추경호와 나경원 의원과 통화한 사실, 또 극우 유튜버 고성국 등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내란 수사 과정에서도 주요 국무위원·검사·동호회 등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었는데, 한 마디로 '내란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과 결별은커녕, 거꾸로 윤석열의 40년 지기 석동현 변호사를 캠프에 합류시켰다. 전광훈이 키우고, 윤석열이 한 몸이 되고자 하는 후보 김문수, 이제 윤석열의 품에 안겨서 함께 내란의 늪에 빠져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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