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이낙연 만나라"…이재명 "단합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널것"

박지은

pje@kpinews.kr | 2023-12-20 17:29:15

金 "이낙연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야"…대화 주문
"통합·안정·혁신해야 총선 승리…준연동형 지켜야"
이재명 "충분히 이해…작은 차이 넘어 큰길 가겠다"
이낙연 "실망…해오던 일 계속할 것" 창당 입장 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 통합 방안과 비례대표 선거제 등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중구 한 한정식집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 시사회 행사장에서 만난 지 이틀 만이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2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오찬을 하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은 오찬장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 앞에서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당이 이렇게 어려울 때 조금이라도 선배들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같이 한번 의견을 모아보자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 대표를 본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능하고 또 한편으로 무책임하기까지 한 윤석열 정권 정권의 역주행 폭주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이 져야 할 책임이 참 크다"며 "힘을 모으고 또 한편으로 새로운 변화를 통해 우리 국민들께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찬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김 전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어쨌든 간에 이낙연 전 대표와 물밑 대화를 해서 이 전 대표가 처한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통합·안정·혁신이 어우러져야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온다고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면역체계' 붕괴로 도덕성이 추락했다며 획기적으로 변화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연초 탈당과 신당 창당 의사를 내비치며 독자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낙연 신당'이 만들어지면 야권은 분열되고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망은 어두워진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어서 김 전 총리가 이날 채근한 것으로 비친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은 선거에서 절대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쉽게 이기도록 두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한 교감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까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예고해 당으로선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니 같이 함께 돌파해 나가자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단결과 통합을 위해선 이 대표가 바깥 목소리도 진지하게 경청해달라고 주문했고 이 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따로 브리핑하지 않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대신 발언을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했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큰길로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김 전 총리는 과거 야권 분열 시 선거 패배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며 "이 대표는 이러한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당의 어른인 김 전 총리의 많은 역할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전 총리는 선거제도와 관련해 현행 연동형 비례제는 다양성과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니 기본적 취지는 지켜주는 게 좋다고 했다"며 "이 대표에게 범민주진영의 대표자로서 의견을 잘 수렴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더 수렴해나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총리 만남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 나로서는 해오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된 내용만으로 보면 당이 변화할 것인지 진전이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나의 말은 아직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변화가 없다면 탈당해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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