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주담대 금리 1%p ↑…당국 규제에 우는 차주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1-25 17:24:21
"당국 가계대출 규제 탓에 7월부터 은행들 금리인상"
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로 지난 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차주별로 갱신주기에 따라 금리차가 매우 큰 양상이다.
40대 직장인 A 씨는 "보유 중인 주택담보대출 갱신주기가 지난달 말 돌아왔는데 금리가 연 5.3%로 상승해 깜짝 놀랐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황당해 은행에 항의했지만 정책적으로 우대금리를 축소해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분개했다. 그는 "금융당국 규제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다 마찬가지라는데 이래선 한국은행 금리인하가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꼬집었다.
집값 상승 등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은행 등에 가계대출 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은행들은 이에 맞춰 7월부터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 차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래서 금융당국 의향에 맞춰 다들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시중은행이 7월에만 대출금리를 네 차례 인상하는 등 모든 은행들이 여러 차례를 금리를 올렸다.
이로 인해 신규 차주들의 이자부담만 증가한 게 아니었다. 보통 대출금리 갱신 주기는 1년인데 기존 차주들 중 갱신 주기가 7월 이후인 사람들도 손해가 컸다.
40대 직장인 B 씨가 보유 주인 주담대 금리는 지난 7월 갱신됐는데 연 4.1%로 결정됐다. A 씨와 비교하면 불과 3개월 차이로 대출금리가 1.2%포인트나 차이 난 것이다.
또 11월에 주담대 갱신주기가 돌아온 50대 직장인 C 씨의 갱신 금리는 연 5.1%였다. C 씨도 "금리가 너무 높아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한은은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3년2개월 만의 방향전환이었다.
하지만 실제 차주들이 적용받는 금리는 한은 금리인하 전보다 후가 오히려 훨씬 더 높은 역설적 상황이다. 신규 차주들뿐 아니라 기존 차주들도 예상을 초과하는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다.
C 씨는 "대출금리를 높게 적용할수록 은행만 이익인 것 아니냐"며 "은행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은행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가 갑자기 뛴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자의적으로 한 게 아니다"며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 금융당국 규제가 완화되면 대출금리가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은 금리인하가 의미를 잃은 상황이라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건 내수 진작 목적이 크다. 하지만 차주들이 실제로 적용받는 금리가 지금처럼 고공비행해서는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나아지기 어렵다. 그런 만큼 경기침체도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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