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붕괴 서막?....'빅쇼트' 마이클 버리 경고, 맞을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07-09 17:14:59
中 메모리 쓰려는 애플 요청은 美 정부·의회가 거절할 듯
"현 주가 하락은 단기적인 변동성…저가 매수 기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는 '종말의 시작'이다. '인공지능(AI) 버블' 붕괴는 시간문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자신의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AI·반도체 버블 붕괴를 예고했다.
최근 며칠 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다보니 버리의 예고가 맞아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변동성일 뿐이라며 중장기적으론 다시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애플, 중국산 메모리 수입 추진
삼성전자(27만8000원)는 9일 소폭(+0.18%) 오르긴 했으나 그 전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지난 7일 발표한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배 가까이, 영업이익은 18배 넘게 폭증했다.
그러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삼성전자 주가는 6.92% 떨어졌다. 8일에도 6.25% 하락했다. 현 주가는 역대 최고점인 지난달 18일의 36만2500원에서 23.3% 하락한 상태다.
SK하이닉스(218만6000원) 주가 흐름도 비슷하다. 9일은 5.30% 상승했지만 그 전 3거래일 연속 내림세였다. 7일은 6.06%, 8일은 5.68%씩 급락했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역대 최고점(291만9000원) 대비 25.1% 하락한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버리의 경고가 나온 뒤부터 부진을 겪는 셈이다. 버리는 과거 '닷컴버블'처럼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공급 과잉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할 거라고 예상했다.
애플의 움직임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위협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상무부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중국산 메모리반도체 구매를 승인해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중국 내 판매용 기기에 사용할 반도체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로부터 구매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둘 모두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한 '1260H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 리스트에 올랐다고 당장 수입이 금지되는 건 아니다. 다만 향후 추가 제재가 이뤄지면서 수입 금지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공급망이 갑자기 막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실적이 투자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과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건 눈높이"라며 "시장은 더 큰 이익을 기대했는데 못 미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AI 우려는 소음에 불과"
다수 전문가들은 버리의 경고가 지나치다며 중장기적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우상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AI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면서 "현 시점에서 버블을 논하긴 이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닷컴버블과 달리 현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등 실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버블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버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확히 맞췄지만, 그 후엔 틀린 적이 더 많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버리는 2019년 S&P 500 폭락을 경고했지만, 그 뒤 1년 간 S&P 500은 약 15% 올랐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부진할 거란 전망과 2021년 상장지수펀드(ETF) 버블 붕괴 예고도 틀렸다.
애플의 요청을 미국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게 관측된다. 미국과 중국은 패권 경쟁 중이다. 특히 AI 산업혁명 와중에 'AI의 쌀'로 불릴 만큼 귀중한 반도체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가를 미국 정부는 반기지 않는다.
하원에서도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공화당·미시간) 의원은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설령 미국 정부가 애플의 요청을 수락하더라도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등에만 제한적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우려는 소음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상승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대표와 도 연구원도 현재 주가 하락에 대한 단기적인 변동성일 뿐이라며 중장기적으론 우상향을 기대했다. 강 대표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이수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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