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변수로 떠오른 '종부세 폐지론'…"강남만 웃는다"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6-03 17:34:26
'똘똘한 한 채' 쏠림 한층 심해질 것…"선호 낮은 지역에는 '악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떠오른 종합부동산세 폐지 논의가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1주택 종부세 폐지론'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이 "아예 폐지하자"고 맞불을 놓으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종부세 폐지로 인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상급지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 ▲ 서울 강남 아파트. [이상훈 선임기자]
3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없애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통합, 종부세 세율 체계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종부세에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야당이었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에선 '1주택자 종부세 폐지'가 거론됐다. 박찬대 원내대표에 이어 고민정 최고위원이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체적인 종부세 재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한도를 높이는 입법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대통령실은 1주택자만이 아니라 종부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향으로 보유세 체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종부세-재산세 통합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에도 담겨 있지만 과거 야당 반대로 표류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야당이 먼저 개편론을 언급하자 대통령실이 이슈를 한층 키우는 모습이다.
시장은 여야 합의가 비교적 수월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쪽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새로 문을 연 제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어차피 야당이 반대하는 안은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다. 또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
| ▲ 서울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전문가들은 1주택자 종부세 폐지가 시장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본다. 다주택보다 상급지 1주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지방보다 수도권으로, 다시 서울로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집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고가주택 쏠림은 이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금도 저희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강남처럼 입지가 좋은 지역의 보유주택 외에는 모두 증여하거나 매각하려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도 현지에서는 임차로 살면서 환금성이 좋고 자산 차익이 기대되는 위치의 주택을 매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종부세 개편 논의가 계속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기수요가 많고 시장 선호도가 높은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고가 1주택만 남기겠다는 수요자뿐 아니라 추가로 임대수익용 주택을 매입하려 하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지역을 위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집어서 본다면 인기가 높지 않은 지역에는 '악재'가 생길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선호가 높지 않은 지역에 보유한 주택을 여러 채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에 따라 주요 지역을 제외한 곳은 이전보다 매물도 더 쌓이고 급매물도 증가할 것"이라며 "지금도 소외돼 있는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는 호흡기를 떼 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문만 무성할 뿐 결국 추진되지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민주당이 당내외에서 종부세 폐지에 대해 '부자 감세'란 비판이 일자 한 발 빼는 모습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BBS라디오에서 "종부세 조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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