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정치 리스크'…환율 1500원선 뚫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2-26 17:09:42
트럼프 정책도 주목…"1500원 넘길 가능성 충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치 리스크'가 가라앉기는 커녕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을 발의해 여야정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강달러 현상도 더 거세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할 거란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고공비행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정치 리스크가 꼽힌다.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두고 여야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기조에 맞춰 한 권한대행이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유보하자 민주당은 경고한대로 탄핵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대행 탄핵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민주당은 27일 표결을 예고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한 대행까지 탄핵당하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짙어진다"며 "관련 우려 탓에 원화 가치가 하락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전날 공개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주력 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 금리인하 횟수 전망을 4회에서 2회로 줄이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다. 연준이 긴축적인데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낮아져 환율에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국내 요인뿐 아니라 대외적인 요인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고관세 공약 등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에 연준이 더 매파적으로 흐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관세 정책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가 2회 미만으로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 요인을 이끌었던 국내 요인은 그대로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며 "고관세 정책이 달러화 강세 및 원화 약세를 더 부채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정치 리스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례적인 고환율이 지속될 듯 하다"며 "내년 1분기에 1500원 선이 뚫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길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외환당국이 강하게 개입해 어느 정도는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환율 고공비행은 안 그래도 어려운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가할 전망이다. 내수기업은 물론 수출기업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통을 겪을 위험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최대 20% 감소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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