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반도체·살아나는 심리…한은, 성장률 전망치 상향할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2-16 17:30:04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이 부진해 상향은 어려울 듯"
반도체 수출이 눈에 띄게 호전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차츰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오는 22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1%)보다 상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8.63으로 전월(114.95)보다 3.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의 오름세다.
공산품 중 D램 반도체가 17.0%, 시스템 반도체가 16.9% 급등해 눈에 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수출 물가는 6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국제 가격이 뛴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 통계에서도 반도체 호조가 뚜렷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액은 총 150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4.6% 줄었으나 반도체 수출액은 오히려 42.2% 늘었다.
관세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조업일수가 8.5일이었지만, 올해는 설 연휴 영향 등으로 6.5일에 불과한 점이 수출액 감소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23억1000만 달러)은 같은 기간 11.7%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액(546억9000만 달러)도 전년동월 대비 18.0% 증가했는데, 반도체 수출액이 56.0% 뛰었다.
한국 경제의 핵인 수출, 그 중에서도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눈에 띄게 살아나니 경제심리도 나아지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월 뉴스심리지수(NSI)는 104.58로 전달(99.38)보다 5.2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2년 4월(104.88)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이 지난 2022년 1월 개발한 뉴스심리지수는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사에서 표본 문장을 추출한 뒤 각 문장에 있는 긍정, 부정, 중립의 감성을 기계학습으로 분류하고 긍정과 부정 문장 수의 차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지수를 만든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뉴스심리지수는 소비자심리지수보다 1개월 정도, 제조업 업황 BSI보다 2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비심리와 제조업 업황도 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에 온기가 돌면서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전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3%로 올렸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염려되나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설비투자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3%로 상향했다.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견조함에 따라 세계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점을 반영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2%)대로 유지했으나 한은(2.1%)보다는 높다.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2%로 제시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2.3%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자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수도 있으나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은 호조세이나 소비, 투자 등이 부진하다"며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리진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일단 유지했다가 4월 총선 후 경제 흐름을 봐서 변동 여부를 정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주요 암초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인생(PF) 부실 우려 등 부동산 경기를 꼽았다.
KDI도 부동산PF 부실 위험에 주목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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