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장' 공석…韓美 통상협의 차질 우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5-02 17:27:28
협상 길어질수록 관세 부담 가중…성장률 저하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자 최 부총리는 전격 사퇴했다.
민감한 시기에 '경제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자칫 한국과 미국 간 통상협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가에 따르면 장성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이 이끄는 한국대표단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과 만나 기술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기술 협의는 지난달 24일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합의된 일정에 따라 진행됐다. 당시 양국은 오는 7월 8일까지 관세, 경제안보, 투자협력 등과 관련한 '7월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 측에선 최 전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참여했다.
한미 통상협의에서 핵심은 결국 '관세 이슈'다. 미국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한국에 25% 상호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가 '7월 8일까지 유예'로 선회했다. 한국은 현재 다른 국가들처럼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자동차, 알루미늄, 철강, 의약품 등에 대해선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되고 있다.
한국으로선 어떻게든 관세를 면제받거나 최대한 줄여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수출 규모 1, 2위를 다투는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므로 고관세는 타격이 크다.
이미 품목별 관세와 보편 관세만으로도 한국의 대미 수출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미 수출액은 106억2500만 달러에 그쳐 전년동월 대비 6.8% 줄었다. 3개월 만의 감소세 전환이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경제 수장 자리가 비어버린 것이다. 대법원이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민주당이 최 전 부총리 탄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 최 전 부총리는 사표를 던졌다.
안 장관이 통상 관련 협의는 주로 맡고 있다지만 대통령과 경제 수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 전 부총리 사퇴로 한미 통상협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미 통상협의는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예정대로 7월 8일까지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강 대표는 "새 정부 들어서고 다시 판을 짠 뒤 본격적인 협의가 재개될 것"이라며 "합의 안 마련은 4분기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 사이 기업과 소비자들이 입을 피해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길어질수록 관세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기업 경영이 어려움에 처하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선 애가 타는데 정치가들은 경제에 신경 쓰기보다 '정치 다툼'에만 골몰하니 갑갑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치가 기업 발목을 잡는, 한국의 고질병이 또 도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실시한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기업 효율성'은 주요 67개국 중 23위인데 반해 '정부 효율성'은 39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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