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뒷받친 HD현대重...로켓 발사대 어떻게 만들었나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 2026-10-09 08:48:31

대형 구조물, 배관·전기·제어 통합...조선 '시스템 엔지니어링' 활용
제2발사대 토목부터 추진제 공급·발사 관제설비까지 독자 구축
LNG선 극저온 기술도 접점...차세대발 사체서 활용 범위 커질 듯

HD현대중공업이 초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만들며 쌓은 조선 기술을 누리호 발사대에 적용했다. 핵심은 배관·전기·제어·통신 등 수많은 설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작동시키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이다.

 

누리호 5차 발사를 계기로 조선과 우주산업의 기술적 접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LNG선과 발사대는 극저온 유체를 다룬다는 기술적 공통점이 있다. 향후 메탄을 사용하는 차세대 발사체로 넘어가면 조선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8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 나로호 제1발사대와 별도로 누리호 전용 제2발사대를 구축했다. 2020년 완공된 제2발사대는 지하 3층, 연면적 약 6000㎡ 규모다.

 

발사대시스템 구축에는 개념설계부터 완공까지 약 7년이 걸렸다. 각 설비의 현장 설치와 신뢰성 검증에는 4년 이상이 소요됐다. 총사업비는 공개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토목·건축 기반시설부터 지상기계설비(MGSE),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관제설비(EGSE)까지 발사대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했다. 발사체를 옮기고 세우는 작업부터 추진제 주입과 최종 발사까지 뒷받침하는 시스템 전체를 구축하고 운용까지 맡은 셈이다.

 

이번 5차 발사를 앞두고도 앞선 발사 과정에서 화염과 고온에 노출된 발사패드와 발사체 지상고정장치(VHD)를 보수했다. 센서와 제어·계측설비도 점검해 발사대시스템 전반의 성능과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조선사가 발사대 전체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초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만들며 축적한 종합 엔지니어링 경험이 있다. 선박은 선체 제작뿐 아니라 엔진·배관·전기·제어·통신 등 서로 다른 설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완성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산업과 우주산업은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대규모 복합 시스템을 통합·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조선과 해양플랜트 사업을 통해 축적한 대형 구조물 설계·제작 기술과 복잡한 설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을 발사대 구축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조선과 발사대의 기술적 접점은 극저온 유체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다. LNG선은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저장·운송하기 위해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발사대에서도 저장시설의 추진제를 배관과 공급설비를 통해 발사체로 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정열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LNG선에서 다루는 액화 온도와 발사체에서 다루는 온도는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영역"이라며 "저장탱크에서 발사체까지 추진제를 공급하는 과정에서는 LNG선 관련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발사체에서는 조선 기술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도 누리호 발사대 구축·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발사체 발사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교수는 "차세대 발사체의 경우 메탄을 사용하게 되면 LNG선에서 축적한 기술이 보다 직접적으로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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