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대비한 교원 수급계획 비상

지원선

| 2019-03-21 14:23:50

기간제 교사 8년새 무려 2만3000명 늘어…'순회교사제' 도 폐지할 때

흔히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고 한다.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육 환경도 교육의 질과 상관 관계가 깊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우리 학교들의 교육여건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21세기 핵심역량 배양을 위한 교육을 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 2018년 3월 광주 남구 봉선동 유안초등학교에서 반 배정을 받은 1학년 어린이들이 담임 교사와 첫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교원 수급과 교실 환경 등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소통, 공감, 통합 등 21세기 핵심역량을 위한 밀도 있는 교육을 하기에 열악하다. 우선, 교사의 경우 기간제 교사의 증가는 결코 환영할 만한 것이 못된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유·초·중·고 정규 교원 대비 기간제 교사는 2001년 3.3% 수준(30명 중 1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10.2%로 급증했다. 교사 10명 중 1명이 기간제 교사인 것이다. 숫적으로 보면 2010년에는 2만6537명으로 전체 교원 45만5907명의 5.82%였으나 2018년에는 4만9977명(전체 교사의 10.2%)으로 8년 사이 2만3000여 명이 늘었다.


지난해 전체 교사 대비 기간제 교사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은 4%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4.7%, 15.3%로 높다. 특히 중·고교의 경우 교사 7명 중 1명꼴로 기간제 교사인 셈이다. 이 같은 기간제 교사 비율로는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기간제 교사는 급여와 복지 등 열악한 처우 등으로 정규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떨어진다는 게 교육 현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학급당 학생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권 수준인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을 감안해서라도 교사의 안정적인 수급은 필요하다. 과대·과밀학급에서는 밀도 있는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2015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의 경우 평균 21명이다. 우리나라는 23.6명으로 당시 조사 대상 31개 회원국 가운데 25등이어서 하위권이다. 이는 그 만큼 다른 회원국에 비해 교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국가교육 통계에 집계되는 교원은 영양 교사와 사서 교사, 보건교사, 전문상담교사 등 비교과 교사도 포함되고 있어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은 OECD 기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증가함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상인 학교는 2018년(교육통계연보)을 기준으로 16만1582학급이고, 30명 이상인 과밀 학급도 2만9825학급에 달하는 등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를 학급별로 보면 20명 이상인 학급은 초등학교 9만650학급, 중학교 4만4442학급, 일반계 고등학교 3만6490학급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학급도 초등 5236개, 중학교 1만2256개, 일반계 고등학교 1만2333개이다. 이 같은 과밀·과대 학급에서는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중시하는 제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농어촌 학교 국어와 영어, 수학 순회교사제는 폐지돼야 한다. 이는 도농 간 교육격차 심화 및 교육의 질 하락만 초래할 뿐이다. 순회교사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가정이나 학교로 직접 방문해 교육자료를 제공하거나 가르치는 교사다. 순회 교사는 소속 학교와 순회 학교 수업을 해야 하므로 수업 준비와 시험 출제, 채점 등의 업무가 2~3배 늘어 심도 있는 수업 준비가 어렵다.


또 소속 학교보다 순회 학교가 많은 교사들이 대부분이어서 소속감 결여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월 급여외 수당도 담임교사는 13만 원이지만 순회교사는 5만 원이다. 여기에 도서벽지 수당 3만 원을 받아도 월 8만 원으로 담임교사와 5만 원 차이가 난다. 이렇다보니 수업의 열의나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농어촌 지역 학교의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주요 입시 과목들에 대해서는 순회교사 제도를 폐지하고 책임감 있고 내실 있는 공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서 학생 수와 학급의 감소로 순회교사를 운영하는 지역이 늘고 있는데, 주요 입시 과목들까지 순회교사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순회교사의 업무 과중과 소속감 하락, 낮은 처우의 문제로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간벽지 학교가 많은 강원도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의 경우 2018년 1학기 기준 순회·겸임 교사수가 각각 400명과 506명에 달했다.


교육 당국은 교육 환경을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규 교사 위주로 교원 수급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간제 교사는 불가피한 상황에만 임명해야 한다. 또 매년 예측치를 현행화하는 연동계획으로 운영하고, 5년 주기로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특히 지역간 초등교원 수급 격차 완화를 위해 현재 도(道)지역 교사 확보를 위해 시행 중인 교육감 추천 장학생 제도와 교대 지방인재 전형 제도도 활성화해야 한다. 교대 지역가산점을 상향 조정해 우수 교사의 농어촌 지역 자원을 유도하고, 국회와 협력해 현직 교원의 임용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 노력도 해야 한다.


예산 당국은 학령 인구 감소에 기준을 두지 말고 교육의 질 향상을 우선시해 교육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특히 교사 충원과 관련된 예산은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예산 당국의 주된 논리는 학생 수가 주는데 교사수도 줄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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