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비켜간 비극…의정부 일가족 사망, 풀리지 않는 의문들
장기현
| 2019-05-21 17:32:41
불분명한 범행 동기 "확인 가능"
아들, 추가조사·심리상담 병행할 듯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범행 동기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전일 오전 11시 30분께 의정부시 용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50) 씨와 어머니 B(47) 씨, 딸 C(17) 양이 안방에 나란히 누워 숨져있는 것을 아들 D(15) 군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들은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B 씨와 C 양은 침대 위에, A 씨는 바닥에서 발견됐다. 현장에는 혈흔과 함께 흉기가 있었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이, C 양의 손에서는 방어흔(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생긴 상처)이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A 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범행 동기는 무엇이고 언제 나오나
경찰은 주변인 진술을 통해 숨진 부부가 제2금융권에 진 대출 등 채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구체적인 채무내역을 조사 중이다. 특히 A 씨는 7년 전부터 포천시에서 목공 관련 일을 해왔는데 최근 불경기 여파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A 씨가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아들을 제외하고 아내와 딸만 살해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다만 A 씨가 평소 "기껏해야 중학생인 놈이 뭘 알겠냐" 등의 얘기를 주변에 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들 만은 남겨두고 싶었던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또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불분명한 범행 동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요즘은 휴대폰에 많은 것이 남기 때문에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당시 문제를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은 왜 몰랐나
당시 다수의 인원이 흉기로 살해된 상황에서 신음 등 소리가 작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면서, 집안에 함께 있던 D 군이 어떻게 가족들의 사망 사실을 모를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 쏠리고 있다.
D 군은 경찰 조사에서 "과제를 하느라 새벽 늦은 시간에 잠들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깊이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가족들이 모두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요일도 아닌 월요일에, 중학생이 새벽 4시까지 과제를 위해서 깨어 있었다는 것도 예외적인 케이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D 군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아버지가 그때도 깨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문점이 많이 남은 만큼 D 군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어린 나이에 가족의 죽음으로 충격이 클 것이기 때문에 심리 상담 등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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