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코인도 덮쳤다…증시·코인 동반 추락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1-15 17:05:27
'전략자산 비축' 공약에 비트코인 기대감 여전…"50만 달러까지 상승"
증권시장을 추락시킨 '트럼프 리스크'가 코인 시장도 덮쳤다. 증시와 코인이 동시에 하락세를 그린 데다 미래도 불투명한 모습이다.
1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8% 떨어진 2416.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가 하루 만에 반락했다. 장중에는 지난 8월 5일(2386.96) 이후 처음으로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은 0.57% 하락한 685.42를 나타냈다. 장중 660대까지 굴러 떨어져 지난해 1월 이후 약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인 시장도 부진했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8만8316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49% 떨어졌다. 지난 13일 역대 최초로 9만 달러 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엔 8만7000달러대까지 내려왔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억2540만 원으로 24시간 전보다 1.47% 올랐다. 이날 오전 1억2000만 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보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해외보다 긍정적인 점에 대해 "국내 증시 부진이 심각하다보니 돈이 코인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와 코인 동시 부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열린 댈러스 연방은행 주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발언 후 금리인하를 쉬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이는 곧 증시, 코인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월 의장 발언은 가뜩이나 부진한 증시에 더 부담을 안긴 것은 물론 잘 나가던 코인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했다.
그간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거진 우려로 하락을 거듭했다. 고관세, 전기차·배터리·반도체 관련 보조금 축소 등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거라 염려되어서다.
반면 코인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여러 차례 호감을 표시한 덕에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초로 9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랠리를 달렸다.
그러나 이젠 증시와 코인이 동시에 트럼프 리스크에 노출된 것이다. 고관세, 재정확대 등 트럼프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돼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연구원은 "트럼프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정책들"이라며 "인플레이션 탓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거꾸로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금리 움직임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의 실제 정책이 어떨지 봐야할 것"이라며 다소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영향으로 내년 미국 물가상승률이 3%대 후반에서 4%대 중반까지 이를 수 있다"며 내년에도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이미 연준 금리인하 사이클이 느려지는 걸 우려하고 있었다"며 "이번 파월 발언으로 그 걱정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코인 시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다수다. 특히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에 기대감이 크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전략자산 비축은 비트코인을 가치저장수단으로 공인한다는 의미"라며 "신뢰성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연구원은 "올해 말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이르고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까지 12만500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이 현실화되면 5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앞으로도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든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현 가격은 '너무 싸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 집권 후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해도 주가가 더 하락할 단계는 아니다"며 "지금은 단지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가 매수를 검토할 만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코스피에 저가 매수 매력이 있다는 점을 꼽으며 "2400선 아래로 갔다가도 곧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바닥은 2350선으로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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