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그리고 '재보복'…중동 전운에 불안해지는 물가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0-02 17:28:13

9월 물가상승률 1.6%…석유류 7.6% 하락 영향 커
"중동 확전은 없을 듯…국내 물가 영향 제한적"

중국 경기침체 이슈 등으로 하향안정화되는 듯하던 국제유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중동 지역에 확전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에도 상승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1일(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며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는데 대부분 요격됐지만 일부 타격이 있었다"며 "반드시 후과가 따를 것"이라고 재보복을 천명했다.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확대된다면 중동 지역 원유 생산과 수송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잖다.

 

▲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우려가 커지며 이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3.5% 오른 배럴당 70.58로 장을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74.21달러로 3.5% 상승했다.

 

클레이 시겔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직접 타격하기 위한 군사적 공세를 확대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석유 시설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그 경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 생산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중동 지역 분쟁이 고조되면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도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물가는 뚜렷한 둔화 추세긴 하나 국제유가 급등이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가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2021년 2월(1.4%)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1%대로까지 낮아졌다.

 

다만 이는 석유류가 7.6% 떨어진 영향이 크다. 농산물(+3.3%), 신선식품(+3.4%) 등 '먹거리'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먹거리 물가는 당분간 잡히기 어려워 보인다"며 "석유류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 전체 소비자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가가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 확전은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부담이 큰 점, 여전한 중국 경기침체 이슈,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전환 등을 감안해서다.

 

감산 정책을 지속하던 사우디는 원유 시장 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오는 12월부터 증산으로 돌아설 예정이다. 12월부터 하루 평균 8만3000배럴씩 추가로 생산하고 점차 늘려 내년 12월까지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이 확대되진 않을 듯하다"며 "중동 분쟁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유가 상승세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상쇄해줘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중동 이슈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물가 하락세가 예상 이상이라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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