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KT 사태, 정부·법원·통신사 무관심이 만든 사고"
남경식
| 2018-11-28 16:31:43
"수익은 통신사가 챙기고,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
KT 화재로 인한 통신 대란은 통신공공성에 무관심한 통신사와 정부, 법원이 키운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열린 참여연대의 'KT 불통사태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생연구소 안진걸 소장은 "2014년 SK텔레콤 불통사태가 터졌을 때도 정부와 법원은 거대 통신사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했다"며 "이번 KT 사태는 탐욕과 무능의 편에 선 정부, 법원, 통신사가 만든 사고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2014년 SK텔레콤은 일반소비자에 대한 보상과 별도로 대리기사, 콜택시, 퀵서비스 등 자영업자의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었다가, 결국 한푼도 보상을 안하고 사과도 안했다"며 "국내 최고 대기업이 무책임하고 반사회적인 거짓말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본 금액을 어렵게 입증했는데도 법원은 1,2,3심에서 모두 2차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통신사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며 "심지어 통신장애 손해배상책임을 통신사에게 부과할 경우 전체적인 통신요금이 인상으로 이어져 전체 고객의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특이한 논리도 내세웠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만약 지난 불통사태 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졌다면 통신사들은 보상액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미리 시설투자와 점검을 강화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2014년 3월 SK텔레콤에서는 가입자 확인 모듈 서버가 망가지면서 6시간 가까운 통신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피해 고객에게 장애시간에 해당하는 사용요금의 10배를 배상했다. 하지만 통신장애로 인한 자영업자의 휴업 등 2차적인 피해는 보상하지 않았다.
대리기사와 퀵서비스기사 등 20여명은 집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익소송을 진행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SK텔레콤은 2015년에도 LTE 통신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며 "통신 불통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않으니,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국민과 피해자의 편에 서야할 사법부마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통신재벌을 면책해줬다"며 "또다시 불통사태가 나더라도 통신사가 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소송을 담당했던 조형수 변호사는 "통신사가 수익은 챙기면서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하는 구조를 정부가 계속해서 묵인한다면, 통신 대란이 또 벌어질 수 있다"면서 "KT는 통신공공성 회복을 위한 투자와 함께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KT 사태로 지역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통신이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있는지 국민들이 알게 됐다"며 "이런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재난 대비는 통신사들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이재광 공동의장은 "피해지역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한 점주가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회사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번 사태로 매출이 70%나 줄었다고 하소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서비스 없이는 잠시도 생활하기 힘든 정보화 사회가 된 만큼, 통신망 관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참여연대는 이번에도 제대로 된 보상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재정신청, 공익소송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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