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여성 수상자, '부교수' 신분…'유리 천장' 논란
남경식
| 2018-10-03 16:29:09
국내 4개 과기원 정교수 중 여성 3%
2018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도나 스트리클런드 박사가 여전히 부교수 신분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과학계 '유리 천장'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레이저 물리학 분야의 아서 애슈킨, 제라르 무루, 도나 스트리클런드 등 3명의 과학자를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중 스트리클런드 박사는 55년 만에 여성 과학자로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아 주목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스트리클런드 박사가 "우리는 현장에 있는 여성 물리학자 모두에게 축하해야 한다. 내가 그들 중 하나라는 사실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만큼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은 스트리클런드 박사는 재직 중인 워털루대학에서 정교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부교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스트리클런드 박사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으로 과학계의 공고한 '유리 천장'이 드러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스트리클런드 박사는 1959년생이며, 워털루대학 물리학과 정교수 24명 중 여성은 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이공계에 여성 교수 숫자가 적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국내 4개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4개 과학기술원의 전임 이상 여성 교수 비율은 9.9%였다.
직위별로 살펴보면 여성 조교수는 16.3%, 부교수 11.8%, 정교수 3%로 직위가 올라갈수록 여성 교수 숫자가 줄어 '유리 천장'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4개 과학기술원을 통틀어 정교수 438명 중 여성은 13명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연구성과 세계 상위 1% 연구자'에 2년 연속으로 오른 박은정 교수가 계약직 연구 교수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유리 천장'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박은정 교수는 언론에서 화제가 된 후에야 경희대와 KAIST로부터 정교수 제안을 받았고, 지난해 말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정교수로 부임했다.
한편 스트리클런드 박사의 수상 소식 이후, 노벨상의 성비 불균형 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599명 중 여성은 18명으로 3%에 불과했다. 방사성 연구로 유명한 마리 퀴리가 노벨상을 2회 수상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여성 수상자는 17명으로 줄어든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마리 퀴리도 하마터면 상을 못 받을 뻔했다. 1903년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앙투안 앙리 베크렐, 피에르 퀴리를 추천했다. 피에르 퀴리와 함께 방사선 연구를 했던 마리 퀴리는 후보 목록에서 빠진 것이다. 피에르 퀴리가 노벨상 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보낸 후에야 마리 퀴리는 노벨상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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