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행동주의' 바람 더 거세진다…상법 개정 '뒷배'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1-23 16:47:39
KT&G엔 주주대표소송, 자사주 피해 공방
"플랫폼 활성화로 주주연대 결집"
법사위 집중 논의…민주당 처리 의지 강해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주주를 견제하는 '행동주의'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소수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이미 일부 기업에선 주주 이익 확대 요구가 제기됐고 주주대표소송도 불거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전날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공문을 보내 "제안한 주주 제안 안건의 요건 충족 여부 및 적법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 주주총회 안건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라인은 지난 16일 코웨이에 공개 주주 서한을 보내 이자세금 등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을 적정 배수로 유지하는 목표자본구조 정책을 도입하고 이에 기반해 보다 개선된 주주 환원 정책 발표를 제안했다. 코웨이는 지난 6일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40% 수준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얼라인은 그러나 "중장기 주주가치 극대화 차원에서 가장 적절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였던 시절과 동일한 90%의 배당성향까지 높이더라도 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 수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주주 넷마블에 대해서는 "지분율(25%)을 초과하는 영향력을 이사회에 행사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 등 이사회 독립성 제고 조치를 제안했다.
코웨이는 얼라인이 제안한 '현금배당 주당 7000원'에 대해 "연결 당기순이익의 90% 수준이 예상돼 별도로 이사회안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40% 수준의 배당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수 있고 확정되는대로 관련 법령과 정관에 따라 투명하게 안내 및 공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파트너스(FCP)는 KT&G에 지난 17일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행동주의 펀드로 KT&G를 상대로 수년째 인삼공사 분할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에는 KT&G 전 이사회가 산하 재단과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사주를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해 회사에 1조 원대 손해를 입혔다며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직접 제기하는 소송이다. 주주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회사에 돌아간다.
KT&G는 "처분 자사주의 절반에 달하는 주식은 직원이 직접 출연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유상출연 등에 해당된다"면서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도 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진행 및 투명한 공시 등 법령상 요구되는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해 실행됐다"고 반박했다. FCP의 일방적 허위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KT&G는 "기존 보유 자사주 350만주(발행주식총수의 2.5%)를 소각 완료했고 올해부터 내년까지 5% 추가 소각도 예정돼 있음을 주주에게 충실히 소통했다"며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다는 주장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연구소는 최근 이사회안과 주주 제안이 대립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또 뚜렷한 사업계획 없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거나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에는 일반 주주 이익 훼손 우려가 상당하다고 보고 반대키로 했다.
ESG연구소는 "올해 정기주총에서는 개인투자자, 주주연대, 행동주의 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는 최근 3년간 꾸준히 140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를 위한 다수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주주연대를 통한 결집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주 제안 대상이 된 회사 수는 2020년 31곳에서 지난해 41곳으로 증가했다. 안건 수도 같은 기간 110개에서 154개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삼성물산, JB금융지주, 금호석유화학, DB하이텍, 태광산업, KT&G 등에서 활발한 행동주의 활동이 있었다.
ESG연구소는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과 공시 제도도 보다 주주친화적인 개정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흐름은 이전보다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등 내용의 상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에서 집중 논의되고 있다. 재계와 여당이 반대하고 있으나 거야 더불어민주당의 의지가 강하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법 개정에 대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국가 성장 발전의 핵이고 지원해야 하지만 부당행위를 지원하면 안 된다"며 "(기업 지원과 상법 개정은) 상충하는게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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