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 추석 연휴 '북캉스족'으로 북적이는 행복한 공간
남국성
| 2018-09-22 16:24:19
추석 연휴대형서점에서는'북캉스족'들이 책을 읽으며 남다른 휴가를 즐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추석 선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북캉스족'만은 여전히 편안한 자신만의 자세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에 들어섰다. 책을 사려는 사람들과 서점 직원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와중에 만난 한 60대 여성은 책읽는 즐거움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4년 동안 알라딘을 방문했지만 이처럼 앉아서 읽기는 처음입니다. 주로 추리 소설을 읽곤 합니다. 이곳이 근처에서 가장 조용한 서점입니다. 독서는 상상했던 일들이 내 앞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생생한 경험입니다. 그래서 더욱 즐거움을 주거든요."
또 다른 '북캉스족'인 초등학교 교사 김문기씨(가명·40)는 "주말마다 다니던 일본어 학원이 휴강하는 바람에 여유가 생겼다"면서 즐거워했다. 마침 김씨가 펼쳐든 책은 공교롭게도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었다.
김문기씨는 "오늘이 추석 명절 첫날인데 소설의 첫장면이 마침 명절 풍경을 그리고 있네요. 책을 보니 예전과 사뭇 다르게 와 닿습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들과 함께 주말마다 서점 데이트를 즐긴다는 박은애씨(41·여)는 요리책을 찾고 있었다. 음식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을 한가득 쌓아놓았다. 박씨의 초등학생 아들은 옆에서 메이플스토리아 등 게임과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박씨는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네요. 주말 오전이라도 함께 책을 읽으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광화문 교보문고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용한 알라딘 중고서점의 분위기와 달리 조금은 혼잡한 모습이었다. 어떤이는 마룻바닥에 앉아서, 그리고 책장에 기대서, 긴 책상에 앉아서 책속에 파뭍여있었다.
서점 한 코너에서 일본인 야니기 마치 게이오대학 교수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20대인 아들과 함께 온 그는 경영 관련 서적을, 아들은 한국의 근대사 관련 책을 찾고 있었다.
야니기 마치 교수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서점에 들립니다. 특정한 책을 찾기보다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책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며 "종종 한국의 트랜드를 알아보는 것이 서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김재림씨(32)는 예비신부를 기다리면서 여행 전문서적을 보고 있었다. 김씨는 "내년에 가게 될 신혼여행지를 고르고 있습니다. 요즘 국내에서 뜨고 있는 동유럽이나 스페인 여행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비신부의 의견을 들어봐야겠지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추석 연휴 서점가에서 만난 독서인들의 얼굴에서는 지난날의 고단함보다는 오히려 밝고 활기찬 생동감이 느껴졌다. 기자에게 서점은 처음으로 책을 읽으려는 여유와 휴식이 공존하는 더없이 행복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KPI뉴스 / 남국성 기자 nk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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