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 전망
손지혜 기자
| 2019-01-16 16:18:05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일탈행위로 논란이 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총수 일가의 '주주가치훼손' 여부를 검증해 조 회장의 이사 연임 반대 등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조 회장은 각종 사익 편취,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면 ‘주총 거수기‘에서 벗어나 '경영참여'에 나서는 첫 사례가 된다. 작년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예고된 것이었다.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주주권 행사 여부는 2월초 결정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45%를 가진 2대 주주다. 한진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은 7.34%를 보유해 조 회장 일가(28.93%),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국내 사모펀드(PEF) KCGI(10.71%)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검토하도록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존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조직으로,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주주권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기금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주주가치 훼손의 정의, 주주가치의 상승·하락의 측정 방법, 주주가치의 시기적 변동 가능성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주주권을 발동하면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풍부한 자료 위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수탁자책임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주주권행사 이행 여부와 방식을 2월 초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3월로 예정된 대한항공·한진칼의 주주총회 일정을 감안한 것으로, 국민연금이 임원의 선임·해임 등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제안을 하려면 그 내용을 주총일 6주전까지 공식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조양호 이사와 한명의 사외이사 임기 만료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수탁자책임위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과 총수 일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반대 등의 주주권행사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정관의 변경, 자본금 변경, 합병·분할·분할합병 등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수탁자책임전문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는 사실상 수탁자책임전문위의 결정에 달렸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지난해 7월말 국민연금이 주주권행사의 투명성·독립성 제고를 위해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구성한 조직이다.
기존에 국민연금 의결권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지난해 10월 위원 14명으로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장은 박상수 경희대 경영대 교수가 맡았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주주권행사 분과와 책임투자 분과 등 2개 분과로 짜였다.
주주권행사 분과에는 조승호 대주회계법인 본부장,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수 경희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센터장,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우진 서울대 교수, 권종호 건국대 교수 9명이 포진했다.
책임투자 분과에는 이재혁 고려대 교수,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이상민 서강대 교수,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김종대 인하대 교수 5명이 들어갔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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