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이제 다시 시작이다…60일간의 경제위기 해법 찾기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4-04 16:37:59

관세 태풍 & 내수 가뭄, 복합 위기
인수위 없는 조기 대선, 공약 숙의해야
엄중한 시기, 기본 안 된 '쭉정이'는 털어내야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국가의 기본 토대인 민주주의를 염려해야 했던 기본적 불안이 해소됐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정치가 제 궤도로 찾아들어가겠지만 경제는 관세 태풍과 내수 가뭄이라는 복합 위기에 놓여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독재 정권의 박해 속에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4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기뻐할 새도 없이 당장 IMF 외환위기를 떠안아야했다. 온 국민이 새로운 당선자만 바라보고 있었고 김 전 대통령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고뇌 속에 희망을 찾아나갔다.

 

▲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재소장권한대행의 탄핵 심판 선고 주문이 낭독되는 순간 서울 안국역 일대에 모인 탄핵 찬성 인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앞으로 60일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의 방향타를 잡고 준비하는 과정으로 만들어가야 하겠다. 조기 대선이라 당선인이 인수위 없이 승리 다음날 취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약이 곧 정책이 될 것이다. 정치적 공방에만 매몰되지 말고 각 후보들의 경제 해법을 공론의 장에서 충분히 숙의하는 신중함이 필요하겠다. 

 

역사적 변곡점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오랜 운명이 결정된다.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he's gone full-on crazy)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를 두고 한 말이다. 세계적 석학이 이런 원색적 표현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 질서를 주도해온 '팍스 아메리카나'의 요체는 자유주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보호무역주의로 단숨에 회귀했다. 통상 국가로 성장해온 한국에 특히 치명적이다.

더욱이 대중국 무역수지가 30여년 흑자에서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대미 의존도는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을 보는 대표적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적시해왔고 실제 상대적으로 더 높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2023년 4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백악관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가며 한미 동맹의 훈훈함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가 보조금 제외, 규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던 때였지만 당시 대통령은 '퍼포먼스'만 보이고 실익은 챙겨오지 못했다. 

 

새로운 한국의 대통령이 이토록 차가운 국제 정세에서 얼마나 강단 있고 지혜롭게 국익을 수호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내수는 오랜 침체를 벗어날 기미 없이 미로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은 0.4%로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이래 가장 저조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에 이어 올들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회생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나자 입장문을 통해 "대내외 경제환경 악화와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들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11월에 비해 20만 명이나 줄었다. 연합회는 시급한 추경 편성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민간 주도 성장만을 내세우며 적극적 재정 역할을 하지 않았던 윤석열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부담을 호소하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만 해도 납득할만한 중재나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우리는 투표가 얼마나 가공할만한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다시금 목도했다. 망치는 건 순간이지만 회복에는 지난하고 살 떨리는 과정들이 필요했다. 앞으로도 더 길고 힘든 시간들을 거쳐야 잔재들을 없애나갈 수 있을 것이다.

썰물에 바닥이 드러나듯, 기본적인 하자가 있는 이들을 더 잘 보게 됐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고도의 전략과 지혜, 지도력이 필요한 판국에 끼어서는 안 될 쭉정이들은 저 멀리 털어내야 하겠다. 국가는 국민이다. 이 어려운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도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깊은 각성으로 60일간, 다 함께 미래를 준비해야 하겠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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