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바닥치나…'재충전' 기대 커진다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4-30 17:14:28
에코프로비엠 "적자 사슬 끊어 의미"
전기차 수요 늘고 트럼프 리스크 완화
전력 시장 확대로 ESS 새 동력 부상
침체된 배터리 업계가 바닥을 치고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미국의 보조금 폐지 우려도 한 풀 꺾이는 양상이다. 다른 호재도 있다. 확대되는 전력시장용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지난 1분기 매출(6조2650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영업이익(3747억 원)은 138.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2255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물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4577억 원)을 제외하면 아직도 830억 원 규모 적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AMPC 제외 적자가 6000억 원 규모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뚜렷한 회복세다.
배터리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영업이익을 23억 원으로 전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6%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35% 증가해 흑자로 돌아섰다. "적자의 사슬을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 평가다.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가 효자 노릇을 했다. 규모가 503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76% 급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이 2분기에 186억 원의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SDI의 2분기 전지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과정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유럽향 양극재 출하가 증가할 것"이라며 "SK온 역시 북미 및 유럽 신차 출시 효과로 주문량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포스코퓨처엠도 양극재와 음극재 등 판매 증가로 1분기 1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으로 시장예상치를 상회했다.
다만 삼성SDI는 1분기 434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그럼에도 2분기에는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성적표와 2분기 가이던스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 전반의 실적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삼성SDI 배터리 부문 매출은 2023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BMW의 재고 조정 마무리 및 전동공구 전지 수요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8%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유럽 전기차 위주로 전지 출하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로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과 유럽은 각각 36%, 22%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유럽에선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강화하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연기관차 우대 정책에도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19% 증가했다.
미국이 자동차 관련 관세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도 희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대해 2년간 부품 관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29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배터리 업계가 우려해온 보조금 축소나 폐지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높여도 미국의 약한 산업 공급망,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결국 미국 제조업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도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IRA도 내년에 바로 폐지로 가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ESS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남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맞물려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31년까지 ESS 설치 용량이 2023년 대비 7배가량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현지 ESS 생산 시점을 1년 단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북미 ESS 사업 전략과 관련해 "전력망을 중심으로 용량 기준 매년 20% 이상의 견조한 수요 성장이 예상된다"며 "최근 미국에서 사업 니즈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고, 시장 선점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ESS용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도 참가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온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실을 사장 직속으로 격상하고 미국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설비 일부의 ESS 전용 라인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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