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연이은 불량 제품 논란…수수료 챙기고 책임은 방기?

남경식

| 2018-11-20 16:11:55

아이스매트·전동칫솔·USB…불량 및 사기 의혹 끊이질 않아
'엄격한' 사전 심사 했다는데 문제 발생…판매자 책임만 강조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 1위 기업 와디즈(대표 신혜성)에서 판매된 '염증 유발 안경'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8개월 가까이 이뤄지지 않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와디즈에서는 이전에도 아이스매트, 전동칫솔, USB 등 여러 불량 제품 판매가 진행된 바 있어, 중개 플랫폼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된 '티타늄 안경'은 지난 3월 말 배송된 직후부터 도색이 벗겨지고 귀에 염증이 생긴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같은 현상이 다수 구매자들한테 발생하면서, 일부 제품의 불량이 아닌 제조과정상의 문제라는 의혹이 짙어졌다.

안경제조업체는 재무적으로 환불은 불가한 상황이라며 A/S만 진행했다. 하지만 A/S를 받은 후에도 다시 같은 부분이 벗겨지며 피부염이 재발됐고,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 와디즈에서 판매돼 착용자들 귀에 염증을 유발한 '티타늄 안경' [와디즈 캡처]

 

그러나 크라우드펀딩을 중개한 와디즈는 "환불 의무는 제조업체에게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근 "금속 알레르기 발생 가능 관련 고지에 대한 법적 의무는 없다"면서도 "'금속 알레르기 발생 진단서'를 송부한 구매자에 한해 후원금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8개월 만에 나온 보상책에 '진단서'라는 조건까지 붙으면서 구매자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수수료를 받은 와디즈도 제품 검수를 안 하고 펀딩한 것을 책임져야 한다", "크라우드펀딩 1위 와디즈가 이런 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할 줄은 몰랐다", "엉뚱한 조치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중인 다른 메이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 모금액의 7%를 기본 수수료로 받고 있다. 판매자가 사전 알림 및 홍보 서비스까지 신청할 경우 수수료는 10%로 올라간다.

'염증 유발 안경'의 경우 약 2억1500만원이 펀딩됐다. 와디즈는 수수료로 15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챙긴 셈. 그럼에도 와디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자로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당사자가 아니다"며 "크라우드펀딩에서 발생한 법적 분쟁에 대한 책임은 메이커가 단독으로 부담한다"는 이용약관을 두고 있다.

 

▲ 와디즈 로고 [와디즈 캡처]

이에 대해 와디즈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펀딩 프로젝트에 대해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지금까지 누적 프로젝트 중에 분쟁 및 이슈가 발생한 프로젝트가 1% 미만일 정도로 각 프로젝트 운영 및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와디즈에서는 불량 및 사기 제품 문제가 여러 번 불거졌다. 지난해에는 16GB USB의 용량을 2TB로 속여 약 4만원에 판매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다행히 프로젝트 종료 전 사기 정황이 포착돼 결제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USB의 용량이 2TB인 사례를 찾기 힘들고, 용량이 1/8인 256GB USB의 최저가가 6만원대라는 점 때문에 와디즈의 사전 심사를 어떻게 통과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올해 6월에는 약 6700만원이 펀딩돼 제작된 아이스매트가 소음이 너무 크고 냉매통이 터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해당 아이스매트 판매자는 제품 테스트 영상에서 소음이 적다고 언급해 과장 및 허위 광고 논란도 일었다.

8월에는 1억3500만원 넘는 투자금이 모인 전동칫솔이 문제가 됐다. 칫솔질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글용밖에 안 된다는 민원이 이어졌으나, 한번이라도 사용한 제품은 환불이 되지 않았다.

 

▲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됐던 1TB, 2TB USB [와디즈 캡처]

이처럼 와디즈에서 불량 제품 판매가 반복됨에 따라, 프로젝트 오픈 전 사전 심사를 진행한 와디즈의 역량에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더군다나 문제가 불거진 크라우드펀딩들은 사실상 공동구매의 형태를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로 분류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는 제품 하자에 관한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운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은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기부 형식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것이라 전자상거래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크라우드펀딩 초창기 때와 달리 사실상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전자상거래법에 포함될 수 있는지 검토를 해봐야겠다"고 밝혔다.

한편 와디즈의 경쟁업체인 텀블벅(대표 염재승) 관계자는 "제품 환불에 대해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크라우드펀딩 참여자들은 제작업체보다는 텀블벅의 이름을 보고 펀딩하는 경우가 많아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법적 책임이 없는 걸 알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오히려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