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만 가능해진 '줍줍'…로또 청약 광풍 잦아들까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2-11 16:29:22
'거주지 제한' 미분양 사태 확대 우려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이른바 '줍줍' 열기가 완화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단지의 청약 쏠림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1일 "무순위 청약을 청약제도 취지에 맞게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거주 성년자라면 주택 여부와 거주지역 상관 없이 누구나 할 수 있었던 무순위 청약의 신청 자격에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다.
유주택자나 타 지역 거주자는 원칙적으로 무순위 청약 신청이 불가해진다.
다만 거주지역은 상황에 따라 범위를 달리 적용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무순위 청약을 할 경우 기본적으로 무주택인 서울 거주자로 제한하지만 필요에 따라 관할 지자체장이 거주지 범위를 서울, 경기, 인천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은 시장이나 군수가 시장 상황과 지역 여견을 반영해 전국 단위 무순위 청약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미분양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김헌정 주택정책관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거주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하도록 허용하면 청약제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변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점수를 올리기 위한 위장 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실거주 입증 자료를 추가 제출하도록 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기존에는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초본 등을 통해 기본적인 가족 확인 작업만 하면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부양가족의 병원과 약국 이용내역이 담긴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주택공급규칙 개정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변경된 청약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거주지 제한은 지방으로 향하는 수요를 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런 만큼 국토부 '개선' 조치가 되레 미분양 사태를 더 키우는 '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도권과 지역별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별로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평택, 이천 같은 곳은 경기권에서도 해결이 안 되고 있고, 세종은 워낙 몰리니까 전국구로 인정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볼 땐 잘못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로또 청약 같은 일부 단지에 대해 적용한 건 맞지만 대량 미분양이 나오는 단지까지 일괄 적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따라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1480가구에 이른다. 2014년 7월(2만312가구)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치로 기록됐다.
특히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1812가구에서 12월 2674가구로 47.2% 급증해 전국의 12%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 강남권과 비강남권 등 이미 심화된 양극화 속에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유주택자가 제한되면 청약 경쟁률은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기 지역에는 어차피 몰릴 것이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대책에서 빌라·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소유자가 여전히 무주택자로 인정됐지만 시장 활력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팀장은 "기본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잘 돼야 풍선효과로 비아파트 시장도 잘 되는 건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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