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남자' 뮤지컬판 흔든다
이성봉
| 2018-07-13 16:06:45
총 5년간의 제작 기간, 제작비 175억원이 투입된 대작, 탐욕의 시대를 뒤흔든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 EMK뮤지컬컴퍼니(대표 엄홍현,이하 EMK)의 새로운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의 월드 프리미어 무대가 지난 10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전 세계에 공개됐다.
‘웃는 남자’는 위고라는 거장이 쌓아 올린 탄탄한 서사구조를 뮤지컬 양식에 맞게 재구성해 해외까지 겨냥한 최고 수준의 창작 뮤지컬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뮤지컬계 ‘미다스의 손’으로 일컬어지는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를 필두로 한국에서 10년 동안 활약하며 ‘레베카’, ‘엘리자벳’, 팬텀’ 등 수많은 흥행작들을 연출해 온 로버트 요한슨 (Robert Johanson)이 ‘웃는 남자’의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또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과 그의 황금 콤비 작사가 잭 머피(Jack Murphy), 김문정 음악 감독,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디즈니 온 아이스 프로덕션 ‘겨울 왕국’과 뮤지컬 ‘팬텀’의 의상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Gregory A. Poplyk), 분장디자이너 김유선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스태프들이 참여해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수준급 프로덕션 체제를 갖춘 EMK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를 뮤지컬화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판권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작품임을 보여주고 있다.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박효신, 박강현, EXO 수호 출연)의 여정을 따라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이다.
기대를 했던 장치에 대한 흥분은 최첨단 무대 기술과 독창적인 무대 디자인으로 압도된다. 빈민층과 귀족의 삶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17세기 영국을 재현하고 휘몰아치듯 격정적인 서사와 그윈플렌의 비극적 아픔을 서정적인 음악으로 그려냈다.
특히 인신 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어린 그윈플렌을 항구에 버려두고 출항해 바다 위를 표류하는 장면과 버림받은 그윈플렌이 매서운 눈보라 속을 정처 없이 헤매다 어린 데아(민경아, 이수빈 출연)를 만나는 장면은 극강의 무대예술로 완성되어 최고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무대 효과를 검정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공연장을 빌려 실제 무대로 재현해 보면서 완성도를 높혔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놀랄만한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귀족과 하층민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이 담긴 ‘웃는 남자’에 제일 먼저 매료된 사람은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뉴욕으로 돌아가던 중 기내에서 영화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s>(2012, 장 피에르 아메리스 연출)를 보고 뮤지컬화에 대한 강렬한 영감을 받았다.
이 후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읽고 본격적인 극작을 시작했으며 프랭크 와일드 혼에게 작곡을 제안했다. 프랭크 와일드 혼은 쉼 없이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생생한 캐릭터에 흠뻑 빠져 이 영화를 3번 연속 관람하고 그 자리에서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록해 6곡을 만들어냈다.
이후 로버트 요한슨과 프랭크 와일드 혼은 오랜 파트너인 EMK에 ‘웃는 남자’의 뮤지컬화를 제안했고 EMK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이 가진 탄탄한 서사가 드라마틱한 음악, 화려한 무대예술과 만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들의 제안을 단번에 수락했다.
총괄 프로듀서 엄홍현은 “뮤지컬 시장의 세계적 흐름을 볼 때, 강렬한 메시지를 내포한 작품이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며 “상위 1%가 부를 독점하는 현상에 따른 전 세계적인 인권 문제와 여전히 사회적 이슈인 ‘갑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시의성 있는 주제와 강렬한 스토리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라는 빅토르 위고의 통렬한 비판과 법,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은 뮤지컬 ‘웃는 남자’의 주제로 이어진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 부유한 자들은 늘 가지지 못한 사람을 착취해 왔으며 우리는 아직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로버트 요한슨의 말은 뮤지컬 ‘웃는 남자’ 역시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비극적인 운명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통해 관객은 사회 정의와 도덕, 법, 인간의 존엄성 등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웃는 남자’에는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가 명확하게 나뉘는데 오필영 디자이너는 이 두 사회적 부류가 상처 가득한 터널의 반대 끝에서 서로 연결되어 존재 한다고 가정했다. 무대 디자인에는 이런 대비되는 캐릭터들을 반영해 여러 상징적 메타포를 곳곳에 숨겨두었다. 김유선 디자이너는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찢어진 입을 갖게 된 그윈플렌의 얼굴을 표현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8월 26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뒤 9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며 흥행을 이어간다. 출연진의 배역은 그윈플렌(박효신, 박강현, 수호), 우르수스(정성화, 양준모), 데아(민경아, 이수빈), 조시아나(신영숙, 정선아) 등으로 역대급 정상급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K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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