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 규제 확 풀린다…공정위, 20건 이상 과제 발굴 나서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6-05 16:52:41

3개월간 경쟁제한 규제 개선 방안 연구
시장 진입 저해, 독과점 시장, 과도한 인증·검사 등
사업영역, 생산량, 영업시간 제한 등도 대상
李대통령 "네거티브 규제 전환, 별도 기구도 계획"

이재명 대통령이 6·4 취임사에서 표방한 '실용적 시장주의'가 기업 규제 개선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빠르게 과제 발굴에 나섰다. 

 

5일 국가조달시스템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선 전날인 지난 2일 '경제 활력을 저해하는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방안 연구'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연구 기간은 3개월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지난달 29일 유세에서 '코스피 5000 시대' 팻말을 들고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는 혁신을 촉진하고 부담을 완화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20건 이상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혁신적 상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규제가 주된 개선 대상이다. 시장 구조가 독과점적으로 고착화돼 있고 기존 사업자의 지위가 공고해 경쟁이 제한되고 있는 시장 관련 규제도 찾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시간, 비용, 인력 부담을 만드는 중복 규제, 과도한 인증·검사 등을 찾아 바꾸려 한다. 영업환경의 변화에 맞지 않게 사업 영역, 생산량, 영업시간 등을 제한하는 규제도 개선 과제로 삼는다. 

 

법령 개정안 등 규제 개선의 구체적인 방안과 기대효과, 예상되는 주요 쟁점과 이해관계자별 입장, 반대 논거에 대한 대응 논리 등도 함께 담을 예정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들의 유사한 사례와 법 제도를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분야 실무자와 관계 부처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와 의견 청취도 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려는 규제 개선의 밑그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며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선 후보 때인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선 "포지티브 규제는 문제가 많아 '해서는 안 될 것을 규정하고 그 외의 것은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규제 개혁을 담당하는 별도 기구도 계획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도 지난달 차기 정부 정책 중요 과제로 '네거티브 전환을 통한 규제시스템 혁신'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규제 개선은 AI 등 분야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약집에는 '규제 혁신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및 규제의 불확실성 해소'가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규제의 목적과 범위 재정립, 내용 명확화, 효율적 집행, 모니터링 강화 방안 등 마련을 약속했다. 한시적으로 규제를 적용치 않는 '샌드박스' 제도도 확대해 혁신 기업의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려 한다. 

 

규제 개선은 역대 정부도 매번 주된 국정 과제로 추진해왔다. 김대중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했고 노무현 정부는 규제 일몰제와 총량제를 시행하는 등 공들였다. 이명박 정부는 '전봇대 뽑기', 박근혜 정부는 '손톱 밑 가시', 문재인 정부는 '붉은 깃발', 윤석열 정부는 '모래주머니'라는 표현을 쓰며 규제와의 일전을 벌였다. 

 

그럼에도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여전하고 기술 개발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재검토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 이 대통령은 규제개혁위 기능을 강화하면서 별도 기구를 설립해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로벌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뒷받침할 한 방편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SNS를 통해 "AI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면서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제대로 투자받기도 전에 불합리한 AI 규제로 위축된 바는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규제에 시달리지 않고 온전히 기술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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