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등판 논란…與 "적반하장" 반격, 이재명 지지층은 불쾌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4-03 17:10:30

文, 부·울·경 돌며 다섯명 지원사격…민주당 지원군 자처
"이렇게 못하는 정부" "후진국"…尹때리며 지지층 결집
與 십자포화 "후안무치" "곧 피고인"…박근혜 등판 보류
범야후보 응원 文에 개딸 발끈…"책방 할배 제정신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에 본격 등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선거판 전면에 나서 후보들을 대놓고 지원하는 건 문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잊힌 사람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간 SNS를 통해 수시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거꾸로 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친문계가 대거 낙천했을때는 되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총선이 임박하자 민주당 지원군을 자처하며 현실 정치의 한 복판에 뛰어들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울산 동구 항일독립운동의터전인 보성학교전시관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당의 험지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후보 지원에 직접 나서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3일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곧 피고인"이라며 파상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한데 대해 반발하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이틀 간 부울경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다섯명을 지원 사격했다. 전날 울산에서 김태선(동구)·오상택(중구)·전은수 후보(남구)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일엔 자신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상의 배재정 후보와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의 이재영 후보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후보를 지원하며 윤 대통령과 현 정부를 직격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1일엔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혹평했다. 전날엔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윤 정부를 깎아내렸다.


전임 대통령이 '현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며 접전지가 많은 부울경에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정치 전문가는 "부울경에서 문 전 대통령이 돌아다니며 유권자를 만나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움직이면 표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며 "문 전 대통령과 조 대표는 고향이 각각 경남과 부산이어서 피말리는 접전지 승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대대적 반격을 가했다.


유일호 민생경제특별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 했는데, 그렇게 만든 정권과 그렇게 만든 후보들이 바로 지금의 민주당 후보들"이라며 "지금의 이재명 대표와 후보들이 만든 난장판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문 전 대통령이 택한 방식이 참 안타깝다"며 "직접 이념정치로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편을 가르며 선동하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의 말은 오히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인천권역 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본분을 잊고 선거판에 직접 뛰어들어 거친 언사로 국민들을 편가르기하고 있다"며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재임 시절 본인의 과오를 완전히 망각했다"고 비난했다.

김기현 울산권역 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곧 '피고인 문재인'으로 다시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실테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자숙하시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의 여왕'인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유영하 후보(대구 달서갑)와 함께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하려던 일정을 계획했다가 전날 밤 취소했다고 한다. 

 

감기 등으로 인한 박 전 대통령의 컨디션 난조와 궂은 날씨 때문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수도권 중도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넘어 범야권 후보들까지 응원하자 발끈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은수 후보를 만나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몰빵론'과는 배치된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몰빵론'을 설파하고 있다. 지역구 후보는 기호 1번인 민주당을, 비례대표 후보는 민주당 위성 비례정당인 기호 3번 더불어민주연합을 찍어달라는 의미다.

 

이날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 등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이 잇달았다.

 

"책방 할배는 진짜 제정신인가" "이제 나타나서 숟가락 얹기냐",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저 정도로 나서지 않는다" "잊혀지고 싶다면 그냥 조용히 계시지 왜 또 나오나" 등이었다. "잼(이재명)한테 도움이 됐으면 됐지 손해는 절대 아니다" 등 옹호 글도 없지 않았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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