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가상자산 투자 점진적 허용…'현물 ETF 승인은 아직'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2-13 16:03:32
비영리법인에 매도거래 허용…하반기 중 전문투자자 매매 시범허용
2분기부터 지정기부금단체와 대학 등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 거래가 허용된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수수료로 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운영비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하반기에는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매매거래가 시범적으로 허용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2분기부터 지정기부금단체나 대학교에 대해 2분기부터 법인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한다. 다만 아직 대부분 비영리법인이 가상자산 관련 기준·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만큼, 관계기관 TF를 통해 적절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수수료로 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인건비나 세금 납부 등 경상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대량매도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업자 공동의 '매각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순차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위험감수 능력을 갖춘 일부 기관투자자에 대한 투자・재무목적의 매매 실명계좌를 시범적으로 허용한다.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전문투자자' 중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회사와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 총 3500여 곳이 대상이다.
이들 법인은 이미 리스크와 변동성이 가장 큰 파생상품에 투자가 가능한 데다, 블록체인 연관 사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시범적으로 허용하게 됐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전문투자자로 규정돼 있지 않은 일반 법인은 제도 시범운영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관련 제도 정비를 병행해 중장기적으로 허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조치도 마련한다.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은행이 거래 목적이나 자금 원천을 확인하는 절차를 한층 강화한다. 또 제3의 가상자산 보관·관리기관 활용을 권고하고, 투자자에 대한 공시 의무를 한층 높인다..
다만 금융사의 시장 참여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위험이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관련 업계의 숙원인 가상자산 현물상장지수펀드(ETF) 거래는 앞으로도 당분간 금지된 셈이다. 가상자산 현물 ETF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금융사가 직접 가상자산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2017년 정부의 규제에 따라 원칙적으로 제한돼 왔다. 법인은 개인에 비해 자금세탁이나 시장과열 우려가 크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정부가 이런 방침을 갖고 있다 보니 은행도 관행적으로 법인 명의의 실명계좌 개설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 수요가 늘자 외국처럼 법인의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기에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에 이용자 보호와 시장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인의 시장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부의 입장도 선회하기 시작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법인 위주로 가상자산 생태계가 조성된 해외사례, 국내 기업의 블록체인 신사업 수요 증가, 글로벌 규율 정합성 제고 등 측면에서 법인의 시장참여 허용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오랜 금지 관행이 이어진 만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단계적·점진적 허용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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