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미·중 빅테크 전쟁 시대 "AI 사업 모델 개발이 살 길"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6-19 16:49:17
"앞으로 무력 전쟁 아닌 AI 전쟁 시대 올 것"
중국 AI에 "작은 돼지가 호랑이를 물었다" 평가
지난해 AI 특허 점유율 중국 74%, 미국 15%
"한국, 공격적 투자와 수익 사업 발굴 필요"
미국과 중국의 빅데크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미 AI 기술력은 독보적인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2의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AI 산업화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 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PI뉴스 창간 7주년 포럼 '미·중 패권전쟁과 한국의 길'에서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전 소장은 이날 'T-X(트럼프-시진핑) 시대, 미중의 빅테크 경쟁'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작은 돼지가 호랑이를 물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AI 기술이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 소장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설립된 미국의 '오픈AI'는 지난해 9월 미국 수학경시대회 풀이 정확도를 평가하는 AI 성능비교에서 79.2%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의 딥시크(Deep Seek)는 2023년 7월 만들어진 후발 주자이지만, 지난 1월 같은 평가에서 미국보다 높은 79.8%의 정확도를 보였다.
국가별 생성형 AI 특허 점유율은 2014년 기준 미국이 65%, 중국이 7%였지만 지난해 집계에선 중국이 74%, 미국이 15%로 전세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한국은 4%에 그쳤다.
그는 중국의 AI 산업이 강한 이유를 7가지로 정리했다. △공대생 리더들의 공부 △일관성 있는 과학기술 정책 △강력한 R/D 투자 △파격적인 보조금 △거대한 시장 △중국식 공급망 생태계 △과학기술 인재 전략이다.
요약하면, 중국은 정치국원 당서열 25위까지 참석한 지도자들의 집체학습을 진행한다고 한다. 45일 간격으로 국가 통치와 세계 변화, 역사, 경제, 금융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정치인들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2002년 후진타오 1기부터 지난해까지 총 179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중국의 과학정책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 장관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얘기다. AI 등 핵심 과학기술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책임자인 주무부처 장관과 관련 정책이 연구 기간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권에서도 수차례 장관이 바뀌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뒷받침돼야 하는 투자도 공격적이다. 중국경제연구소가 세계 15대 R&D 투자 상위국 순위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미국은 가장 많은 532개 기업에, 중국은 216개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43개로 중국의 20% 수준에 머물렀다.
전 소장은 "딥시크 CEO 량원평이 1985년생의 흙수저"라며 젊은 인재의 창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틱톡과 딥시크 등 3세대 중국 기업의 CEO는 대부분 1980년대생으로 20~30대에 창업했는데, 한국의 젊은 인재들은 대기업 취업 준비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이 글로벌 AI를 위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전 세계 AI 연구 역량 지표를 기반으로 하는 순위 'AI랭킹'을 보면, 지난 3월 기준 중국은 세계 10위권 안에 7개 대학이 들어가 있는 반면 한국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카이스트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위 10위 안에 포진했었지만 올해는 빠졌다.
의대에 집중되는 이공계 인재들을 이른바 '반도체 공대'로 유입하도록 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투자와 기술 보조금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데이터센터 설립 확대를 위한 법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전 소장은 "앞으로 전쟁은 무력이 아닌 AI가 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AI 연구개발 비용에 대해 국방비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소극적이었던 투자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님비현상이 강한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법제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중의 AI 경쟁 속에서 한국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AI 산업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시장에 돈을 벌 수 있는 사업들이 다 와 있는데, 아직 돈 번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전 소장은 "우리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높으니, 반도체 공급을 받은 업체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한국에 일정 비율로 우선 판매하도록 권한을 설정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하는 AI 산업이 한국과 잘 맞도록 접목하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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