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尹측 "수사권 없다"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30 16:53:13
尹 측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 없다" 반발…공은 법원으로
대통령 경호처·지지자와 충돌 우려…실제 강제구인 불투명
체포영장 청구되자 尹 측 "대통령은 격려전화만" 혐의 부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강제구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사기관과 대통령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등이 우려되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계엄 사태 관련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의 '정점'으로 지목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 봉쇄, 국회의원 체포, 중앙선관위 서버 탈취 등 위법 행위들을 직접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들이 잇달았다.
검찰이 제출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군 지휘부에 "총을 쏴서라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등의 발언을 하며 국회 장악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그간 공수처의 세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하며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해왔다. 대국민담화에서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행동은 정반대였다. 세차례 모두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했고 변호인 선임계 제출과 일정 조율을 위한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는 전날 2차 출석 요구가 무산되자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 결정했다.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서울서부지법은 공수처의 영장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본질적으로 수사 권한 문제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수사보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대응이 먼저이고 검찰·경찰·공수처 등 수사기관 간 수사권 논란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출석 요구가 적법하지 않기에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게 아니라는 논리다.
공수처법상 내란죄는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을 도운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에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에 해당해 수사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을 통해서만 지시했다"며 "일선 현장의 군 관계자나 경찰들에게는 현장 상황 파악 내지는 격려 정도의 전화를 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김 전 장관 공소장 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에 맞서 서부지법에 변호인 선임계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다.
법원은 양측 입장을 따져본 뒤 공수처 수사가 적법한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공조본은 윤 대통령 체포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칩거하고 있다.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와 집행 상황에서 관저를 경호하는 대통령 경호처가 반발하고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장 청구 사실이 공개된 만큼 윤 대통령 측 지지자들이 영장 집행을 막아설 가능성도 있다. 돌발 변수가 있어 실제 체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공수처는 경호처에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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