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대리점 '갑질' 방지책 강구…단체권 등 쟁점 주목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1-06 16:48:59

제도적 보호방안 내부 논의 중
부분공개 보고서엔 '단체권 부여 의의' 등 분석
재계 "대리점 단체 노조화" 반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리점주들의 갑질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단체구성권과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법안은 이미 발의됐는데 재계는 반대 의견을 밝힌 상황이다. 공정위가 각 쟁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한신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전속대리점 실태조사 및 보호방안 연구' 결과를 지난달 받았고 다수의 실태조사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6일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리점 보호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제도화나 법 개정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나와있는 법안들이 대리점 실태에 비쳐 적합한 지, 대리점주와 공급업자들의 인식은 어떤 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급적 서둘러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 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KPI뉴스 자료사진]

 

한신대의 연구 결과는 목차 등만 일부 공개됐는데 실태조사를 토대로 '단체구성 및 단체협의요청권' '계약갱신요구권' '계약해지 제한' 등에 대한 공급업자와 대리점주의 입장을 각각 분석했다. 

 

결론에서는 대리점주 보호방안으로 '단체권 부여의 의의' '계약해지 조항 도입 필요성' '계약갱신요구권 도입 필요성'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여부' '부당한 점포 환경 개선 요구 금지' 등을 다뤘다. 

 

공정위는 이 연구에 대한 '평가결과서'에서 "대리점 보호 제도에 관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전속대리점 보호 방안 마련에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대리점 거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로는 아디다스코리아, 삼성전자, 한샘, 에넥스, 타이어뱅크, 패션그룹 형지, 퍼시스 등을 들었다. 불이익 제공이나 경영활동 간섭, 판매목표 강제 등이 불거졌던 곳들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회와 언론 등을 통해 대리점의 안정적 거래 기간 확보 및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어 왔다"면서 "아디다스코리아 본사 측이 국내 사업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퓨처파트너'(Future partner) 정책을 추진하면서 판매점주의 온라인 판매권을 박탈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 촉발된 이른바 '아디다스 사태'가 주된 배경이 되었다"고 짚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다수의 대리점법 개정안은 폐기됐고 22대 국회에 법안 두 건이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이강일 의원이 각각 발의한 것으로 나란히 국회 정무위에 상정돼 있다. 이학영 의원안은 단체 구성권의 명시적 근거를 마련하고 단체 구성이나 가입을 이유로 계약 해지, 공급 중단 등 불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가맹사업법과 여신전문금융법상 신용카드가맹점 등에는 이미 인정되는 권리다. 

 

이강일 의원안은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단체구성권뿐 아니라 계약 변경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권까지 망라했다. 또 계약갱신청구권 신설과 계약 해지 시 사전 통보 의무, 부당한 점포 환경 개선 강요 금지, 부당한 광고·판촉 행사 강요 금지 등을 입법화하려 한다. 

 

반면 재계는 소비자 후생 저해와 경영권 침해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는 지난 9월 대리점 단체구성권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협회는 "가격 책정권을 기반으로 담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면서 "자율적인 경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대리점 사업자단체의 노조화로, 유통망을 지배하고 있는 사업자의 의견과 이익에 따라 가격, 수수료 정책 등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리점법은 2013년 이른바 '남양유업 갑질사태'를 계기로 제정돼 2016년 12월부터 시행됐다. 각종 불공정 행위를 규율하고 있으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7년 이미 한국법제연구원이 계약갱신요구권 및 계약 해지 제한 규정, 단체구성권 및 협상권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공정위의 지난해 대리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15.9%에 이르렀다. 판매목표 강제, 일방적 거래 조건 변경 등 불이익, 경영상 비밀 정보 요구 등이었다. 영업기간 중 공급업체 요청에 따라 새단장(리뉴얼)을 실시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1%였으며 평균 소요비용은 1억200만 원이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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