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기호3번 지키기 꼼수' 논란…이은주 사직안 본회의 통과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1-25 16:31:45

李, 대법원 당선무효형 선고전 제출…정의당 6석 지켜
30일부터 비례승계 안돼…李 "정치·도의적 책임 마땅"
민주당, 李에 박수·응원 vs 與 "제발 사퇴 말라" 항의
정의당 "당내 경선 입법불비서 비롯…법안 바뀌어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직안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의원 사직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79표, 반대 76표, 기권 9표로 통과됐다.

 

▲ 정의당 이은주 의원(가운데)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전날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례대표 의원인 이 의원이 당선무효형이 확실시되자 당 비례대표 후보에게 승계할 수 있게 '꼼수 사직'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은 이번 사직안 처리로 의석 수 6석을 유지해 4·10 총선에서 '기호 3번' 자리를 고수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 의원 비례대표직은 양경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승계된다.


이 의원은 2019년 9∼11월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정하기 위한 당내 경선을 앞두고 서울교통공사 노조원 77명으로부터 정치자금 312만 원을 위법하게 기부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날은 5월 30일로 끝나는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다. 비례대표 의원이 사직하거나 의원직을 잃으면 같은 정당이 선거 전에 제출한 비례대표 후보 명부의 다음 순번에게 의원직이 돌아간다.

 

그러나 의원 임기 만료 4개월 전인 이달 30일부터는 승계가 불가능하다. 이 시점 이후 대법원 판결로 이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되면 정의당은 의석 1석을 잃어 5석이 된다.

 

▲ 정의당 심상정 의원(오른쪽)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직 사직안' 통과로 자리를 떠나는 이은주 의원과 포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4월 총선의 정당 기호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3월 22일 기준 의석 수에 따라 부여된다. '이준석·이낙연 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정치세력이 연대를 하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서 낙천으로 탈당하는 의원들이 합류하면 의원 6석 이상의 통합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정의당으로선 '3번 기호' 확보를 위해 '꼼수 사직'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 의원도 정의당 의석 감소를 막기 위한 희생으로서 의원직 사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회의 신상 발언을 통해 현재 재판받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당내 경선제도 도입취지와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법 해석과 적용은 유감이고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당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에 따라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이 신상발언을 마치자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국민의힘은 "제발 사퇴하지 말아달라", "가만히 있어달라"며 야유, 항의했다.

정의당은 이 의원의 사직서 가결 후 "입법환경의 미비로 인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하고 사퇴하는 상황을 막아내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본인이 직접 사퇴를 원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표가 76표나 나온 것은 이 사퇴의 경위나 방식 등에 있어 통상적인 경우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공감하셨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은 악의적이고 계획적으로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관한 입법불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