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에도 대치정국 여전…與 독주·강행 vs 野 항의·퇴장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6-27 16:54:28
법사 이춘석·예결 한병도·운영 김병기·문체 김교흥
김민석 인준안·쟁점법안도 일방처리 수순…무기력 野
국힘, 본회의 불참·규탄대회…"협치 말해놓고 폭거"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공석이던 예결·법사·운영·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반발에도 위원장 4명 일괄 선출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국민의힘은 항의 끝에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20여일 만이다.
정권교체에도 여야 갈등과 대립이 되풀이되는 정국 모습이다. 절대 과반의 민주당은 집권당으로 발돋음했는데도 국회 운영에서 독주·강행을 멈추지 않았다.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은 견제력을 잃고 비난·퇴장 외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0일도 안 된 지난 22일 여야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진전된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싹텄다. 여야가 충분히 소통하며 합의로 현안을 처리하는 '협치'가 일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결국 당리당략이 우선이었다. 여당은 추경안 처리 등 경제·민생 챙기기와 국정 뒷받침을 명분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여당의 속도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과 각종 쟁점 법안 처리도 강행할 방침이다. 이날 본회의는 신호탄인 셈이다.
본회의 표결에서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이춘석(4선), 한병도(3선), 김병기(3선), 김교흥(3선) 의원이 각각 예결, 법사, 운영,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뽑혔다.
투표에는 민주당 의원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등 야당 의원을 포함해 모두 171명이 참여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관례에 따라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인사말에서 "운영위원장으로서 주권자인 국민을 받드는 국회,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드는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법사위가 어렵고 힘든 국민의 삶을 보장하고 보호하는 법을 만들고 정책을 펴는 상임위로 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예결위원장 선출에 협조한다는 전제 아래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내주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 의장도, 민주당도 거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으로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우 의장은 "되도록 여야 협의를 통해 사안을 매듭 짓기 위해 그간 협의를 독려하고 재촉해왔지만 현재로서는 며칠의 말미를 더 둔다 해도 협상이 진척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입장차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22대 국회 초 원 구성 당시 정해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통해 상임위원장 공석을 채우면서 7월 4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추경안과 김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일단 30일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쟁점 법안 등도 함께 처리할 계획이다. 상법개정안, 앙곡관리법 등 농업 4법, 노란봉투법 등이다. 지방교육 재정 교부금법, 인공지능(AI) 교과서 관련 초중등교육법 등도 대상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6월 임시국회 내 추진하지 못하는 법안이 있으면 7월 임시국회를 열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이들은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중립포기 국회의장 국민들이 분노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소통과 대화, 협치를 복원하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전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다음주까지 모조리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재의요구권과 107석으로 틀어막아온 온갖 악법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경원 의원은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법사위원장 반환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게 국정을 발목 잡을 권리를 주는 것이 협치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민생 회복의 골든타임"이라며 "민의를 거스르고 묻지마식 폭주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겪은 데 대해 "국민의힘이 선을 넘고 있다"며 "새정부 국정을 발목잡는 수준을 넘어 대선 불복이 아닐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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