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소고기=나쁜 고기?" 오명 씌우기 과하다

이민재

| 2019-05-28 16:25:13

서울 학교 납품된 3등급 소고기에 국내 언론 "질 떨어진다" 일제히 보도
전문가들 "등급은 마블링 여부에 따라 결정, 좋다 나쁘다 기준은 아냐"

서울 관내 학교 급식에 3등급 소고기가 납품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3등급 소고기'에 대한 지나친 오명 씌우기 및 공포 조장을 삼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내 언론은 조상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 서울 관내 학교 741곳 중 601곳(81.3%)이 3등급 한우와 육우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한 종합일간지는 '질 낮은 3등급 소고기를 학교급식 식재료에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썼으며, 또 다른 인터넷 매체는 '질 떨어지는 학교급식'이라는 표현으로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20여 개가 넘는 매체에서 학교 급식에 3등급 소고기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 소고기 이미지 [픽사베이]

그러나 전문가들은 '3등급=나쁜 고기'로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한 대학의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등급이 높은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등급은 마블링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 뿐, 품질을 나누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소고기 등급은 고기에 퍼져 있는 지방, 즉 마블링이 얼마나 잘 퍼져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대개 마블링이 다량 퍼져 있으면 1++ 등급이고 1+, 1, 2, 3등급으로 내려올수록 마블링이 줄어든다. 해당 교수는 "3등급은 지방 함량이 낮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급은 기호에 따라 선택할 문제다. 고소한 지방 맛을 원하는 사람은 삼겹살을 선택하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은 닭가슴살을 선택하면 되는 것과 같다"며 등급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3등급 한우 및 육우는 대체로 송아지를 여러번 낳은 암소나 월령이 높은 번식용 수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블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3등급 소고기의 품질이 좋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해당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일단 도축장에서 도축이 돼서 시중에 유통이 되면 섭취 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며 "대한민국 식품 유통 체계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우협회 역시 '3등급 한우'에 씌워진 오명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3등급이라고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3등급 한우도 한우의 일종이며 소비할 수 있는 음식이다"라고 강조했다.

'육우'를 나쁜 고기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우는 주로 우유를 생산할 수 없는 수컷 젖소(주로 홀스타인종)나 젖을 한 번도 내지 않은 암컷 젖소 등을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육우를 비싼 한우로 속여 계약하는 등의 문제가 아니라면 육우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한편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측은 "현재 유통되는 3등급 소고기 중 다수는 월령이 오래된 소에서 나온 고기며 육질이 질겨지는 등 식감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등급 소고기가 영양 혹은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까지 디테일 한 자료를 현재로서는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서울시의 초·중·고등학교 식재료 조달 및 물류센터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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