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해 화두는 '몸집 줄여 생존'…동아줄은 AI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1-02 16:11:43
SK 리밸린싱 박차...최태원 "어려워도 행동해야"
삼성전자 "AI 변곡점, 기술과 인재에 과감히 투자"
새해 재계의 화두는 '몸집 줄이기'와 '생존'으로 요약된다. 주요 업종들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곧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강화까지 덮치는 등 복합 위기를 뚫고 나가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AI가 미래를 좌지우지할 동아줄로 여겨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일 그룹 신년사에서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한 해를 시작하게 된다"고 밝혔다. 내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통상 환경 및 정세의 급격한 변화, 인구 고령화와 경제 양극화, 기후 변화, AI 혁신이 가속화되며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복합적 변화에 직면했다는 진단이다.
손 회장은 "기존 경영 방식을 답습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아 도태될 것"이라며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뿌리 깊게 확보하고 있을 때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매우 어렵지만 행동에 나선다'는 뜻의 '지난이행(知難而行)'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만큼 어려운 시기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은 언제나 어렵다"면서 "저부터 솔선수범해 용기를 내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변화에 중심에 있다. 계열사 수가 2018년 100개 수준에서 2023년 219개에 이르러 삼성(63개), 현대차(70개), LG(60개) 등 다른 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결국 지난해 이른바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통해 10%가량 계열사 수를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군살을 빼고 역량을 집중시키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K스페셜티의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했다. 거래 가격은 2조7000억 원 규모다. 지주사인 SK는 "재무 건전성 제고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렌터카(8200억 원)와 SK넥실리스 박막사업부(950억 원)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매각이 마무리됐거나 진행 중이다.
SK의 단기차입금은 2023년 말 3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조7400억 원 규모로 줄었다. SK스페셜티 매각이 완료되면 재무구조는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SK스퀘어의 '11번가' 매각이 주된 과제다. 지난해에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위기설로 고초를 겪었던 롯데그룹은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을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키로 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가진 지분을 팔아 1조5000억 원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비상경영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향후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호텔 브랜드 L7과 시티 등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 핵심 사업 경쟁력을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기에 빠져 있는 삼성전자는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역시 핵심은 AI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금은 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산업용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을 통해 수주부터 생산, 출하를 관통하는 지능형 자율 제조 공장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이 지난해 말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0인 이상 기업 중 2025년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응답한 비율이 61%에 달했다. 2016년 이후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이후'가 전체 응답의 59.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하반기'는 28.0%였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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