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코앞인데 중구난방 여당…'윤 담화' 혼선에 내부총질도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4-02 17:29:17
친윤계, 咸 저격·尹 엄호…"친윤·친한계 신경전" 관측
홍준표, 한동훈 겨냥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고"
윤 담화…"문이 열린 것 같다" vs "총선 물건너갔다"
4·10 총선이 코앞인데 집권당이 중구난방의 모습이다. 판세가 불리하자 단일대오가 어려운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 책임이 적잖다. '정권 심판론' 부각에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반전 카드였던 '의정갈등' 해결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는 효과가 시원치 않다. 관건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포기 여부가 불분명해서다. 각계는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혼선이 벌어졌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후보는 2일 CBS라디오에서 "대통령의 본뜻을 모르고 제가 성급하게 내질렀다"며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던 발언을 철회했다. 함 후보는 전날 윤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담화를 내놓자 페이스북에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 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담화 초반만 듣고 TV토론 방송에 들어갔다"며 "처음에 대국민담화를 들었을 때는 윤 대통령이 감정 상한 표현 등을 일일이 다 거명하면서 얘기하는 걸 보며 실망이 너무 컸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저녁에 또 담화 관련 상황이 바뀌더라. 제가 좀 성급하게 내질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담화 후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이 방송에서 '대타협 기구에서 의대 증원 2000명의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히자 오해를 풀었다는 얘기다.
함 후보는 그러면서도 "국민들이 원할 때 즉각적으로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한 템포 느린 것에 대해 좀 불만은 있다"고 지적했다.
'탈당' 발언에 친윤계는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함 후보를 잇달아 저격했다.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당내에서 대통령 탈당, 내각 사퇴와 같은 극언이 나오고 있다"며 "강력하게 경고한다.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특히 후보는 각 전장의 장수다. 선거 이후의 사전포석을 염두에 두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청산주의적 언어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패배주의에 빠져 선거 이후의 행보를 획책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직격했다.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페이스북에 "담화에서 뭐 시비 걸 게 없나 청취할 시간에 마포을 주민 한 분이라도 더 손잡아드릴 것 같다"고 썼다.
친윤계가 발끈한 것은 총선 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율 비대위원과 함께 함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영입한 '친한계'로 분류된다.
친한계와 친윤계는 공천 과정 등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선거 과정에서는 한 위원장과 수도권 후보들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의정갈등을 놓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요구하며 윤 대통령을 압박하기도 했다.
친윤계는 불만이 쌓인 상태다. 그러다 함 후보 탈당 발언이 나오자 친윤계가 "너 잘 걸렸다"며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적잖다. 총선 후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면 양측 격돌이 불가피하다.
김민수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 무릎 꿇어라, 탈당하라 하는 유사보수들 제발 간사한 입 다물기 바란다"며 조 후보와 함께 조해진 후보를 저격했다. 비윤계 조 후보(경남 김해을)는 지난달 31일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대통령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 성성호수공원에서 지원 유세를 통해 "최근 선거와 관련해 누가 탈당해야 하느니, 책임져야 하느니 거친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지금은 중요한 결전 앞에서 뭉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함·조 후보를 겨냥해 자제를 촉구하며 내부 결속을 당부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위원장을 비판해 도마에 올랐다. 선거 지휘에 여념 없는 총괄선대위원장을 응원하기는커녕 내부총질로 태클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에 대한 견제 의도도 엿보인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을 겨냥해 "최선을 다하고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남 탓 말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자"며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고 적었다.
그는 전날에도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수 있었다고 믿었나"라고 한 위원장을 때렸다.
윤 대통령 담화를 놓고선 평가가 엇갈린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이제 문이 좀 열린 것 같다"고 반겼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제는 의료계가 화답해야 할 차례"라고 했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어제부로 총선은 물건너갔다"며 "의정갈등은 선거 전 해결이 불가능해졌고 반등 기회도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강·낙동강 벨트는 물론 강남·서초도 불안한 상태"라며 "경남과 부산에서 위태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담화에 대해 의사와 전공의는 아직 차갑다"며 "'2000명을 고집하지 않겠다, 최선의 안이 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게 윤 대통령 진심이라면 이제부터 바로 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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