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국민 밥그릇 걷어찬 尹, 절실한 '8표'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2-05 17:11:29
국회 쳐들어간 계엄군, 더 이상 기대 난망
알량한 '여당 프리미엄'? 썩은 동앗줄 놔야
먹고 사는 일은 모든 생명의 근간이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핵심은 기업이다. 상황은 엄중하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예고, 내수는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지만, 요즘은 실감이 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비중이 높은 자영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더 밀려 아예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하루하루 버티며 그래도 희망의 끈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게 보통 일상이다. 그런데 누구보다 앞장서 도와야할 대통령이, 되레 근근이 이어가는 국민 밥그릇을 걷어찬 꼴이다. 독재정권이 악용했던 유물이자, 그 어떤 명분도 없는 발작적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경제에 재앙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마저 총으로 위협하는 대통령이니 경제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던 것인가.
"신용등급 AA 수준의 주권 국가로서는 매우 예상치 못한 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가 리포트를 통해 내놓은 평가다.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할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S&P는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켰을 수 있다"고도 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그 나라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한 기준이 된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다. 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5일 "비상계엄 사태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해외에서 한국을 정치 후진국으로 여기게 되면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장의 금융 불안만 잠재운다고 끝이 아니란 얘기다. 그나마 빠르게 계엄을 무효화시켜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정국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한국 경제의 엔진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은 2021년 4.6%에서 2022년 2.7%, 지난해 1.4%까지 떨어졌다. 올들어 1,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3%, 2.3% 성장했지만 전년의 부진을 감안해야 한다. 더욱이 3분기에는 1.5%로 내려갔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56.6%가 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고 투자 계획이 없는 곳도 11.4%에 달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각각 6.9%포인트, 6.1%포인트 늘었다. 투자가 없으면 성장도 없다.
당면한 과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대응이다. 한국 경제는 그나마 대미 무역 흑자로 떠받쳐왔는데 10~20% 관세가 부과된다면 직격탄이다. 미국 차기 행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대한 보조금마저 접으려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상황을 타개할 외교력을 바라는 건 난망이다. 과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나 일본 정부의 네이버 라인야후 공세에 대한 실망스러운 대응만 떠올려봐도 그렇다.
계엄 하루 전 윤 대통령이 자영업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목불인견 수준이다. 백종원씨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이다. 소득을 높이거나 재정으로 마중물이라도 부어야 하는데 정부 곳간은 닫아두고 변죽만 울리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쓸 돈이 한정돼 있으면 몇몇 상권이 활성화되더라도 다른 쪽은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비상계엄으로 신뢰를 모두 잃었다.
2년 반 넘게 반복돼 온 패턴이다. 뭐 하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급기야는 아예 밥상을 뒤집어 엎었다.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를 범죄자 소굴로 칭하고 총 든 계엄군을 투입한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그 알량한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대통령을 지키려는 이들이 있다. 썩은 동앗줄을 붙드는 것이며 국민을 적대시하는 편에 서는 일이다. 국회의원은 각각이 헌법기관이다. 헌법 수호를 위해서라도 탄핵 반대 단일대오가 아니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역사적 '8표'를 채울 이들이 절실하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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