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시장 효과 본 중견 건설사…실적 개선 지속성은 시험대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10-21 16:35:51

우미건설 '린GPT' 도입, 리스크 줄고 수익성 극대화
'해외 명가' 쌍용건설, 싱가포르 3조 사업 단독수주
이자 관리 나선 '금호건설' 반년 만에 114.7%p 하락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우미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053억 원으로 전년(약 2조934억 원) 대비 13.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490억 원으로 전년(약 2196억 원) 대비 13.4% 늘어났다. 매출원가율 역시 84.4%에서 79.2%로 5.2%포인트 개선됐다.

 

우미건설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분양과 착공 속도를 조절하며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다. 사전 검증(Pre-Construction)과 자체 AI 기술인 '린 GPT'를 활용해 투입 원가를 관리하고, 기존에 확보한 자체사업 매출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종합 18위에 올라 2년 연속 순위가 상승했다. 2018년 42위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조경공사 분야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재무 건전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재무 상태 등을 반영하는 경영평가액 부문에서 전체 9위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30%대 수준으로 낮췄다.

 

주택 외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광주에서는 총사업비 2조 원 규모의 복합개발 사업인 '광주 챔피언스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이번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은 주택사업의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 건전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경영과 품질·안전 중심의 시공으로 고객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시평 20위권 재진입한 '쌍용건설'

 

쌍용건설 역시 실적 호조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717억 원, 영업이익은 6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3%, 29.3% 증가했다. 법인세 효과가 더해진 당기순이익은 1635억 원을 기록하며 대폭 늘어났다.   

 

글로벌세아 그룹에 편입된 쌍용건설은 무리한 수주 대신 알짜배기 사업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을 거쳤다. 그 결과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9위에 올라 2014년(19위) 이후 12년 만에 2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해외 수주도 늘었다. 올해 1~9월 누적 해외 수주액은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 증가하며 해외 수주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약 3조 원 규모의 '뜽아(Tengah) 종합병원' 공사를 단독 수주하는 쾌거도 이뤘다. 창사 이래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수주액이다. 이 사업 입찰에는 11개사가 참여했는데, 국내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기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주는 최저가를 제시하지 않고도 사업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와 두바이 등에서 오랜 기간 시공 실적을 쌓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인수 이후 보수적인 영업을 펼쳤고, 해외에서도 무리한 수주 없이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 위주로 접근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금호건설, 빚 덜어내고 공공·반도체로 내실 다져

 

금호건설은 안정적인 '선별 수주'와 '이자 관리'를 바탕으로 회사 체력을 키웠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1조143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4%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20.2%에서 올해 상반기 405.5%로 반년 만에 114.7%포인트 급격히 낮아졌다.

 

재무 부담을 줄이고 핵심 사업지에선 공격적 수주를 이어갔다. 특히 주택 시장 침체기에 대금 회수가 확실하고 사업 안정성이 높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지방도시공사의 공공주택 사업을 집중 공략했다. 

 

평택고덕 A-72·A-73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2235억 원)과 고양창릉 B-1블록·양주고읍 A-12블록 통합형 사업(1135억 원)을 확보했고, 부산 에코델타시티 8블록 민간참여 공공분양주택 건립사업(1649억 원)도 따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플랙트 한국공장 신축공사'도 계약하며 반도체 설비 공장 건설 시장에도 발을 들여놨다. 그 결과 상반기 수주잔고는 9조47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어났다.

 

이 외에도 코오롱글로벌은 주택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 산단 용수 공급, 공장 증축 등 '비주택·산업 인프라' 분야 수주에 집중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8% 급증한 742억 원을 기록했다.

 

계룡건설 역시 자체 분양 비중을 줄이는 대신 건축·토목 도급 공사의 원가율을 87.7%까지 끌어내리며 상반기 영업이익(1098억 원)을 전년 대비 37.0% 늘렸다.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이 제각각의 방식으로 혹한기를 이겨내고 있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여파, 착공 물량 감소 등 건설업계 전반의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황의 등락이 있을 때마다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은 재편된다"며 "기업이 장기 연속성을 가지기 위한 요소는 많지만, 시장은 한 번 형성되면 오래 지속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회사마다 비결이 다르겠지만, 업계 상위 그룹이나 중위 그룹이나 모두 그 안에서 잘 되는 곳들이 사업을 따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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