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파업·법안 심사 올스톱…산업계 타격 가시화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2-06 15:51:44
반도체 업계 "특별법 조속히 입법해달라"
'뜨거운 감자' 상법 개정안도 불투명
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에서 노동계는 대대적인 파업을 실행하고 시급한 경제 법안들은 멈춰섰다. 혼란이 길어질수록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므로 조속한 정치적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6일 성명을 통해 "내란범 윤석열을 체포하고 국회는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윤석열이 체포 구속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총파업을 결의하고 전국적으로 윤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는 전날부터 이틀간 주야 2시간 파업을 진행 중이고 한국지엠(GM)지부도 부분파업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발레오만도 등도 참여했고 최소 7만 명 이상이 가세했다는 게 금속노조의 설명이다.
특히 금속노조 사업장 중 교섭이 끝나지 않아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이 100곳에 달한다고 한다. 금속노조는 "나머지 400곳이 넘는 사업장 노동자들도 '정치 파업'을 해서라도 윤석열을 끝내야 한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면서 "퇴진하지 않으면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파업을 결의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철도노조는 파업 이틀째인 이날 고속철도 운행률 56.9% 새마을호 59.5%, 광역철도 63.0% 등을 보였다고 밝혔다. 조합원 2만2000여명 중 9000명 이상은 필수유지업무 인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임금체불 해소, 인력 충원, 무분별한 외주화 반대 등을 요구 중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 구로역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철도노조를 향해 "지금이라도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노사 간 대화를 재개해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일터인 철도 현장에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3일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국민의 일상생활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간담회에서 "반도체 분야 연구 인력의 근무형태 자율성 제고를 위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일 미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통제를 새로 도입하고 기존 첨단 반도체 장비 통제를 확대하는 등 조치를 취한 데 대한 영향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AI 발전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용수 등 산업기반시설을 신속하게 조성·지원하고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에 한해 노사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을 경우 주52시간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를 둘 수 있게 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업계 상황이 급박한만큼 오는 10일 종료 예정인 정기국회 회기 내에 신속히 통과시키려 했다. 주52시간 특례 등을 제외하면 야당도 대체로 반도체 산업 지원에 동의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느닷없는 계엄 사태가 발생해 국회는 법안 심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 일본은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10조 엔(약 94조 원)을 지원하는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라피더스에는 별도로 세금 우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독일도 지난달 최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 건립에 최대 20억 유로(약 3조 원)를 지원키로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에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 원의 반도체 투자 기금 '빅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AI와 반도체 산업을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특별법 등도 논의 재개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돼 가장 '뜨거운 감자'인 상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의 이익 보호로 확대하고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임 등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한 대신 상법 개정안만큼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하지만 재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정국 혼란으로 협의는 중단됐다. 당초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4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을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고 반도체 기업에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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