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9000원 승인"…나도 모르는 새 챗GPT 구독 결제했다고?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2026-06-09 17:21:21

새벽 시간대 29만9000원 결제 속출..."내가 결제한 거 아냐" 피해 호소
카드 도용 가능성 불거져…카드사 "도용 여부 파악 위해 모니터링 중"

김 모(47세·여) 씨는 지난 8일 아침 잠에서 깨 휴대폰을 보곤 깜짝 놀랐다. 새벽 3시40분 29만9000원이 결제됐다는 문자가 떴기 때문이다. 

 

결제 내역을 보니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구독료였으며, 전자결제대행업체 나이스페이를 통해 결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김 씨는 챗GPT 결제는 커녕 로그인한 적도 없다고 했다. 

 

▲  지난 8일 새벽 3시 41분 김 모 씨 휴대폰에 뜬 29만9000원 결제 내역. [네이버 블로그 캡처]

 

최근 전자결제 대행(PG)사를 통해 신용카드로 챗GPT 구독료가 결제되는, 김 씨와 유사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PG사는 온라인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는 업체다. 

 

정 모(32세·여) 씨도 며칠 전 새벽 2시 30분경 자신의 신용카드로 챗GPT 구독료 29만9000원이 결제됐다고 9일 밝혔다. 역시 나이스페이를 통한 결제였다. 정 씨는 "AI를 유료로 사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나이스페이에 카드를 등록한 적도 없다"며 카드 도용을 의심했다.

 

피해자들은 카드사에 즉시 분실신고 및 사고 접수를 하고, 나이스페이 측에도 '본인 결제 아님'을 호소했다. 그러나 피해 사례가 많다보니 나이스페이 상담 전화 대기가 40분 이상 걸려 피해자들만 애타는 상황이다.

 

나이스페이는 일단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서 이날 챗GPT 카드 결제 승인을 중지했다. 각 카드사도 결제 승인을 중단하거나 이의 신청 고객들 대상으로 환불을 준비하고 있다.

 

승인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결제됐을까. 피해자들은 카드 도용을 의심하고 있다. 작년부터 여러 차례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고들이 카드 도용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도 최근 많은 기업에서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점을 거론하면서 "언제 유출된 것이 카드 도용으로 이어진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카드 도용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아직 카드 도용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 카드사 실무자는 "분명 PG사를 통해 AI 구독 결제를 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며 "어떤 연유인지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들에게 우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연락해 명의도용 신고를 권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관련 부처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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