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 읽는 대통령, 반갑다"

윤흥식

| 2018-08-03 14:56:11

문재인 대통령 휴가지서 김성동 <국수> 등 한국소설 읽어
문인들 "한국 문학 되살리는 불씨됐으면…" 기대 표명

문재인 대통령이 올 여름 휴가에 2종의 한국소설을 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인들과 출판 관계자들은 “문화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준 것 같아 반갑다”며 “이를 계기로 침체에 빠진 한국 문학시장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김성동 작가의 소설 <국수>를 읽고 있다. [청와대 제공]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휴가 중에 김성동 작가의 장편소설 <국수>(전 6권) 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진천규 기자의 북한방문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세 종류의 책을 읽었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 <국수>는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바둑, 소리, 글씨, 그림 등 각 분야 최고 경지에 오른 예인들의 희망과 좌절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인물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그린 작품이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 책이다.

과거 대통령들도 대부분 여름 휴가지에 책을 들고 가 읽었지만, 번역서나 인문교양서, 자기계발서 등이 대부분이었다. 여름 휴가에 순수 국내소설을 들고 가 읽었다고 밝힌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휴가 중에 어떤 책을 읽었는가는 국가원수의 관심사와 철학, 가치관 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독서경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명견만리>를 읽었다고 밝힌 뒤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기도 했다.

문인들과 출판 관게자들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정국 때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면, 역대 대통령 가운데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 문 대통령이 이번 여름휴가에 국내 소설을 두 권이나 읽었다니 반갑기 짝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광 작가는 “아무리 힘들여 작품을 써도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 힘든게 요즘 현실”이라며 “문 대통령이 휴가 중에 한국 소설을 선택해 읽었다는 소식이 꺼져가는 한국문학을 되살리는 불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는 오봉옥 시인도 “문 대통령이 휴가 중에 한국소설을 읽었다는 사실은 특정 출판나 작가에게 도움이 되고 안되는 차원을 넘어, 침체에 빠진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에세이스트이자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홍지화 소설가는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특히 부와 명예가 편중된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설이 아니라, 우리 말과 얼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김성동 작가의 소설을 선택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돼 다행”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SNS 상에서 많은 친구들과 교감하고 있는 김주대 시인은 “김성동 선생, 임우기(<국수>를 펴낸 솔출판사 대표) 형, 문재인 대통령, 이 여름에 다들 수고가 많소. 당신들이 이 나라의 ‘국수’들이오”라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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