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경영승계 위해 자회사 가치 부풀리기 '의혹'…삼성 전철 밟나

남경식

| 2019-05-27 16:52:25

경제개혁연대 "CJ시스템즈·CJ올리브네트웍스 가치 평가에 의문"
CJ그룹 "부풀리기 의혹 사실과 달라…'회계기준상 착시'"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자회사 분할과 합병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27일 CJ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교환 관련 문의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보듯이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그룹 계열사 간 조직개편이 이루어지는 경우 가치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합병했던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을 5년 만에 다시 분할하고, 주식교환을 통해 IT 사업부문을 CJ에 완전종속회사로 편입한 결정에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배주주 일가가 그룹의 지배권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 CJ의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기 위해 IT 사업부문의 가치를 고평가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 CJ그룹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 IT 사업부문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J 제공]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2014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의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다. 당시 두 회사 간 사업연관성이 없어 합병 시너지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CJ시스템즈는 IT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CJ올리브영은 건강 및 미용 상품의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 회사다.


경제개혁연대는 우선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CJ시스템즈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고 보고 있다.


CJ시스템즈는 자산가치 7만1633원, 수익가치 33만2678원으로 평가돼 합병가액은 22만8260원으로 결정됐다. 반면, CJ올리브영은 자산가치 3048원, 수익가치 7857원으로 평가돼 합병가액이 5933원으로 결정됐다. 합병가액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과 1.5의 비율로 한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으로 결정됐다.

 

이중 수익가치는 현금흐름할인법으로 평가됐는데 CJ시스템즈(IT 사업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실제치는 예측치를 밑도는 반면, CJ올리브영의 실적은 예측치의 2.5배에 달했다.


그 결과,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의 합병비율은 1 대 0.026이 됐다. 당시 CJ올리브영은 주식회사 CJ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고, CJ시스템즈는 이재현 회장 일가가 31.89%를 보유하고 있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예측치가 실제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IT 사업부문의 예측치와 실적치의 과도한 차이는 문제가 있다"며 "이재현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CJ시스템즈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결정됐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4년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CJ시스템즈 주식 14만9000주를, 2015년 이선호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각각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5만9867주를 증여했다.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사업부문이 지주회사 CJ로 편입되면서, 처음으로 지주회사 CJ의 주식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선호 부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CJ 지주회사 지분 2.8%를 보유하게 됐다. CJ그룹이 오너 4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이어진 이유다.


CJ시스템즈는 CJ그룹 계열사의 IT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 등으로 전체 매출 중 약 80%를 벌어들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CJ시스템즈는 CJ올리브영과의 합병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20%로 낮췄다. 


경제개혁연대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CJ로 편입하는 과정에서도 부풀려졌다고 보고 있다.


CJ는 IT 사업부문이 2019년 505억 원, 2020년 530억 원, 2021년 588억 원 등 매년 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IT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2016년 389억 원, 2017년 399억 원, 2018년 368억 원으로 400억 원을 밑돌았다.


경제개혁연대는 "IT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에도 2019년 이후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것으로 낙관적 평가를 한 예측의 근거에 대해 질의했다"고 밝혔다.

CJ그룹측은 경제개혁연대가 제기한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평가가치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합병 이후 IT부문의 매출액은 매년 예측치를 상회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 역시 회계기준상 기업 내 다른 영업부문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현상"이라며 "이를 조정해 반영하면 예상치보다 높으며, 이 같은 내용은 공시로도 밝혔다”고 말했다.

실제 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의 매출액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예측치를 상회했으며, 2018년 역시 4245억 원으로 예측치인 3848억 원보다 10% 이상 높다.


특히 2018년의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예측치인 431억 원에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같은 회사였던 올리브영부문에 제공한 IT서비스를 IT부문의 수익으로 반영하지 않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을 반영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450억 원가량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CJ그룹은 경제개혁연대가 해명하라는 의혹에 대해 조만간 공식 답변서를 마련해 경제개혁연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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