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SK케미칼, 옥시 전철 밟나…애경, 유해성 인지 '의혹'

남경식

| 2019-03-12 16:38:40

특조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 예정
SK케미칼·애경산업, 전현직 임원 줄줄이 검찰 소환
애경, "무해성 입증" 문구 삭제 논란…유해성 이미 인지 '의혹'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재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민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수사 대상인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이 옥시 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전철을 밟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오는 14일 서울 중구 소재 특조위 18층 대회의실에서 '2018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특조위는 한국역학회와 함께 지난해 10~12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판정된 가구 중 100가구를 심층조사해 신체·정신·사회·경제·심리적 피해를 총체적으로 파악했다. 이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국내 최초로 실시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다.

 

특조위는 질환, 사망 등에 따른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100가구의 경제적 총 피해 비용도 산출했다.

 

▲ 검찰이 지난 1월 애경산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는 검찰의 SK케미칼, 애경산업 재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지난 1월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본사 등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애경산업 고광현 전 대표와 양모 전 전무를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수사하고, 지난 5일 SK케미칼 이모 전무를 소환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19일에는 애경산업의 내부자료를 받아 보관한 혐의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증거인멸 혐의 조사에 칼날을 세우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 제품으로 지목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 및 판매한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는 원료 물질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6년 검찰 수사 때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2016년 말 열린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문제가 된 원료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지 몰랐고, 2011년 피해자가 나왔을 때 비로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청문회에는 김 대표 외에도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 이갑수 이마트 대표도 출석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SK케미칼, 애경산업 등 경영진의 청문회 발언이 위증이었다면 처벌받아야 하지만,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개진하려 논의 중이다.

 

애경산업은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 판매 및 사용 자제를 요청한 뒤 홈페이지 팝업창 공지에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는 미국환경보호청(EPA)의 흡입 독성실험 결과 무해성이 입증되었다고 한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서울중앙지검에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한편 2016년 5월 정부가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폐 손상을 유발한다고 잠정 결론을 낸 뒤 옥시 불매운동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온라인쇼핑몰들도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키워드 검색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오픈마켓 G마켓, 옥션, 11번가에서는 12일 현재도 검색창에 '옥시', '옥시크린' 등 옥시 관련 키워드를 치면 '검색결과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나온다.

 

옥시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2015년 2727억 원에서 2016년 1201억 원으로 반토막 나더니, 2017년에는 372억 원으로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또한 2015년 영업이익 440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16% 수준이었지만, 2016년 영업손실 37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7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730억 원으로 더 커졌다.

 

만약 정부가 SK케미칼, 애경산업에 옥시 레킷벤키저에 준하는 책임을 물을 경우, 이들 기업 역시 실적이 대폭 악화된 옥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 관계자들이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및 시민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옥시는 여전히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등을 써서 천식 등의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 6인은 지난 6일 옥시를 상대로 1인당 4000만 원씩 총 2억4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옥시는 모든 피해자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하고 사과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며 "아울러 원료 물질을 만들어 판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들에도 검찰 수사와 형사 처벌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배상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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