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존 리=옥시 존 리? 각종 의혹 '모르쇠'…윤리의식 부재 논란
남경식
| 2018-11-14 14:47:15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재진행형…존 리, 아무런 책임도 안 져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논란을 빚은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 전 대표가 구글코리아의 존 리 사장과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윤리의식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일 뿐만 아니라 국감 '단골손님'이지만 일반명사에 가까운 '존 리'라는 이름 때문에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을 뿐만 아니라, 재직중인 구글코리아의 세금 회피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쇠'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미권에서 '존(John)'은 상당히 보편적인 이름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존'은 4명이나 된다. 뉴욕타임스가 2015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름이 '존'인 CEO는 5.3%에 달했다. 한국인 중 이(李)씨가 전체인구의 14.7%로 달하는 730만명일 정도로 많듯 '존 리'라는 이름은 매우 흔하다.
구글의 사장을 맡고있어서인지 구글에서 '존 리'를 검색하면 구글코리아 '존 리' 사장이 아닌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 기사가 상단에 뜬다. 하지만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존 리'를 검색하면 구글코리아 '존 리' 사장의 프로필이 가장 먼저 나온다.
구글은 검색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월간 사용자 수를 10억명 넘게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PC보다 모바일 영향력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안드로이드 시장 점유율 70%를 바탕으로 구글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2017년 9월부터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에 올랐다. 2016년 9월에는 월 총 사용시간이 117억분으로 카카오톡의 184억분보다 작았으나, 2018년 9월에는 294억분으로 전체 앱 사용시간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공룡기업 구글, 한국 영향력도 급증…사회적 책임 '모르쇠'
이처럼 글로벌 공룡기업 구글은 한국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펼치고 있지만, '유한회사'라는 명분 아래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고 수익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른바 한국에서는 '깜깜이식' 기업경영을 하고 있는 셈.
국내 메이저 포털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영향력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급격히 성장중"이라며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존 리 사장은 간혹 구글코리아의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공식적인 석상에 나오지 않는다. 이름마저 흔하다보니 구글코리아의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투명인간'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 때문에 각종 언론에서 존 리 사장의 직함을 구글코리아 대표 혹은 구글코리아 CEO로 오해하는 일도 빈번하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코리아의 대표는 낸시 메이블 워커이며, 존 리 사장은 구글코리아의 대표도 CEO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 국정감사에서도 존 리 사장은 알맹이 없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구글코리아의 매출과 세금 규모 등에 대해 질의가 들어오자 존 리 사장은 "영업기밀이라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서버를 해외에 설치한 이유에 관해서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노웅래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대 기업이라면 책임감 있게 경영을 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국민대 이태희 교수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100억~4조927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매출 4조6785억원을 기록한 네이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2016년 법인세만 2746억원을 낸 반면, 구글이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역차별' 문제는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핵심 당사자인 구글이 '불통' 태도를 이어오며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태, '무죄' 방패로 일언반구
2005~2010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로 재임한 존 리 사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분명함에도, 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옥시 신현우 전 대표가 징역 6년형을 선고받는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자 15명은 유죄를 받았다. 하지만 같이 기소된 존 리 사장만 무죄를 받았다.그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보고받았는지를 입증하기 어려웠다는 게 이유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존 리 사장의 책임 방기 논란도 일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숨진 사람만 13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시장 점유율 50%에 달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습기 살균제 신고 피해자는 6160여명이지만, 정부로부터 구제급여를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11%인 679명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10명 중 9명에 대한 피해구제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존 리 사장이 아무리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한들, 한국의 또 다른 거대 기업의 수장을 맡고 있는 것은 윤리의식의 부재, 혹은 한국 국민에 대한 무례함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