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B737-MAX8 도입계약 항공사들, '진퇴양난'
김이현
| 2019-03-14 14:46:45
114대 도입 계약한 국내항공사들 '분쟁' 우려
"조사 결과 예의주시…쉽게 판단할 일 아니다"
전 세계 항공사에 소속된 보잉사의 B737-8(MAX) 기종이 멈춰 섰다. 5개월 새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두 차례나 일어난 탓이다.
1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보잉 B737-8(MAX)을 비롯해 맥스9도 포함된 맥스 라인 기종의 운항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사고 여객기 기종이 안전하다며 중단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해왔던 미국이 합류함에 따라 전 세계 항공사에 소속된 모든 B737-8(MAX) 항공기의 하늘길이 모두 막힌 것이다.
보잉사는 안전상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기종을 운항중인 국가에서는 보잉사나 미국 연방항공청 조사결과와 무관하게 선제적으로 운항금지 조치를 발동했다.
각국은 선제적 조치로 자국민을 보호하고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입장이다. 앞선 사고들이 해당 비행기의 구조적 결함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재발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사고 직후 이목이 집중된 곳은 이스타항공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B737-8(MAX) 기종 2대를 도입해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해당 항공기의 운항 중지를 발표하고 특별안전점검을 시행 중에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에 운항을 정지하겠다고 먼저 건의를 했다"면서 "대체편을 마련한 상태에서 국토부와 협의해 운항을 정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전체 운항 중인 항공기 20대 중 18대만 운항할 예정이다.
문제는 사고기종의 도입이다.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다른 국내 항공사들은 보잉사와 B737-8(MAX) 도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4곳이 올 4월부터 2027년까지 총 114대의 해당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56대로 가장 많고 대한항공(30대), 이스타항공(18대), 티웨이항공(10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당장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대한항공 6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항공 4대 등 14대의 항공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항공기 도입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국토부가 도입을 금지하면 항공사들의 계약 변경 및 파기는 불가피해진다. 국토부는 해당 기종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도입을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항공사들은 명확한 사고 원인이나 국토부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기체 결함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거나 명분 없이 계약 파기를 통보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 수 있다. 계약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체 결함이 없다고 하더라도 탑승자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기종을 운항 노선에 투입하기도 어렵다. 대당 1000억 원이 넘는 항공기를 들여놓고도 보관만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단 조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해당 항공기의 도입은 그대로 진행하되 운항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된 만큼 미국에서 곧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22년부터 확정된 구매건이 있고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50대 도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년 6대 도입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는 국토부 자료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아직 시간이 있다"고 부연했다. 조율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항공사의 문제가 더 크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직까지 도입을 변동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조차도 우려 때문에 중지한 건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연내 4대를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도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항공기의 안전이 완벽하게 확보되기 전까지 해당 기종을 운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점검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 있는 사항이고 아직까지 특별히 확인된 건 없다"면서 "안전점검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외당국의 동향과 미국정부 등 의견도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공동 관심 사항이기 때문에 당장 결정해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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