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나 野나 도긴개긴…사퇴·사의표명이 '쇼' 같은 친윤·친명 핵심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02 16:09:59
사무총장 사퇴 19일만…비윤 “尹心 100% 인사만 영입할 것"
친명 핵심 조정식, 총선기획단장 맡아…'사의표명 없던 일'로
'공천 학살' 우려한 교체 요구 묵살…비명 이원욱 "친명기획단"
국민의힘은 2일 인재영입위원장에 재선의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임명했다. 이 의원은 직전 사무총장을 맡아 내년 총선 공천 작업을 주도해 온 친윤계 핵심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직후인 지난달 14일 이 의원을 비롯한 주요 임명직 당직자는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퇴한 바 있다.
▲ 국민의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왼쪽 사진)과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뉴시스]
이 의원은 사퇴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루속히 당이 하나 돼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불과 19일 만에 이 의원만 요직을 다시 꿰차며 부활한 것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인재 영입 작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당내에선 "친윤 중 친윤이라 가능한 회전문 인사"라는 조소 섞인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4인방'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 대선 이후 당선인 총괄보좌역 등을 지냈다. 친윤계 의원 주축 모임 '국민공감' 총괄 간사를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을 향해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비윤계를 중심으로 "승선 발언은 공천 배제를 연상시킨다"는 반발이 거셌다.
김기현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 가동과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통해 당의 쇄신을 추진하며 국민 신뢰를 되찾아 총선 승리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당 안팎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나 이번 인사로 역풍을 자초한 모양새다. 비윤계는 비판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 의원을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올린다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느냐"며 "결국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인사를 보니 김기현 대표님 내려오셔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께 할 말 하겠다’는 다짐은커녕 최소한의 국민 눈치도 못 보는 현실인식”이라고 꼬집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인재영입위원장 인선 배경에 대해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회전문 인사’ 지적에는 "당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총선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국회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친윤계 인사들이 공천을 주도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인재 영입과 공천관리위 활동은 별개"라며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답했다.
당의 주류 실세가 잘나가는 건 야당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명계 일색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자 친명계 핵심인 5선의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시을)은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사의를 표명했으나 반려돼 여전히 건재하다. 사퇴했는데 중용된 이철규 의원과 도긴개긴인 셈이다.
지난 9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당시 박광온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는 동반 사퇴했다. 지명직인 송갑석 최고위원도 물러났다. 조 사무총장도 사의를 밝혔다.
결국 비명계인 박 원내대표, 송 최고위원이 아웃된 것과 달리 조 사무총장은 살아남았다. 민주당은 전날 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비명계가 '자객 공천'을 우려하며 조 사무총장 교체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친명 지도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조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는 것에 비명계가 공천 파동을 우려한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분(비명계)들의 주장인데 대세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정치적으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대립으로 내홍이 극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기획단 구성은,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구성"이라고 혹평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말로도 통합, 행동도 통합이 돼야지 말은 통합이고 행동은 분열로 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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