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기술 유용'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 제재
김이현
| 2019-05-29 14:57:17
납품단가 인하 목적으로 하도급 업체 기술자료 유용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업체 기술을 유용한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4억3000만 원을 부과했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는 굴삭기 등 건설장비 부품의 납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 넘겨 납품가능성을 타진하고 납품 견적을 받는 데 사용했다.
현대건설기계는 굴삭기 등 건설 기계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자로,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 사업부가 2017년 4월 분할해 설립됐다.
조사 내용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2016년 1월 굴삭기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중 하나인 '하네스(전선집합체)' 구매 단가를 낮추려 기존에 납품하던 하도급업체 A사의 도면을 받아냈다.
이후 다른 하도급업체에게 이를 전달해 견적을 내게한 뒤 다시 A사에게 단가 인하를 압박했다. A사는 기존 공급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납품 단가를 최대 5%까지 낮춰야 했다.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도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 2017년 7월 '하네스 원가절감을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 차원에서 3개 업체로부터 납품받던 13개 하네스 품목 도면을 받아내 다른 업체에게 전달해 납품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기계는 기존 하네스 납품업체들에게 21톤 굴삭기용 주요 하네스 3개 품목의 도면을 요구해 제출받았다.
현대건설기계는 공정위의 사건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납품 승인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해당 품목은 이미 하도급 업체가 승인받아 납품하고 있던 품목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는 하도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승인도'라는 부품 제조에 관한 기술자료를 제출받아 왔지만 기술자료를 요구함에 있어서 서면 요구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정식 서면을 통해야 한다는 요구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기술자료 요구 품목 수는 현대중공업 396건, 현대건설기계 118건에 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 회사의 지게차용 배터리 충전기, 휠로더(불도저) 신규 모델 드라이브 샤프트, 굴삭기 유압밸브 등 다른 건설기계 핵심 부품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이하나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이번 사건은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한 후 공급업체 변경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술유용에 해당함을 명확히 한 사례"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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