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與 강경파 뜻대로…보완수사권도 폐지로?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9-02 17:16:33

민주, 행안부 내 중수청 설치 가닥…3일 의총·5일 확정
법무부 설치론, '수박' 몰려…임은정 건, 강경 기류 반영
당 특위, '檢 보완수사권 폐지' 개혁안 지도부에 보고
박균택·박범계 "보완수사권 유지해야"…검사들도 반발

국민 삶에 직결되는 형사사법 제도가 조만간 수술대에 오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청을 없애는 큰 방향을 정한 상태다. 이른바 검찰개혁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시한까지 오는 25일로 못 박았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의원총회를 열어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4일 입법 공청회를 거쳐 5일 당 입장을 확정한다.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대 의견을 최종 조율한 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의총을 하루 앞둔 2일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9월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2025 정기국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정은 그간 두 가지 쟁점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검찰청 폐지 후 신설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디에 둘지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것인지가 논란거리였다. 그런데 중수청 문제는 행안부 산하에 두는 쪽으로 사실상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특히 강경파가 원하는 대로 결론이 난 셈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수사를 전담하는 중수청을 행안부에 둘 경우 경찰·국가수사본부에 더해 권한이 집중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민형배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르자 정 장관은 결국 한발짝 물러섰다. 

 

남은 쟁점은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다. 그런데 이것도 강경파가 바라는 폐지쪽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위는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전날 지도부에 보고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공청회에서 정 장관을 향해 "검찰에 장악돼 있다"고 막말성 발언을 한 것은 여권 내부의 강경 기류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임 지검장은 '행안부 내 중수청 설치, 보완수사권 불가'라는 강경파와 입장을 같이 한다. 친여 검찰 간부조차 개혁을 명분으로 선명성을 바라는 지지층을 의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인 임 지검장은 상사인 정 장관을 인신공격한 것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봉욱 민정수석 등을 '검찰 개혁 5적'으로 지목했다. 일각에서 "파면하라"는 주문이 나올 정도로 임 지검장이 '오버'했다는 게 중평이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과 정 장관은 전날 각각 "싸움을 건다", "문제 있다"고 임 지검장을 질타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선을 넘은 행위로 우려스럽게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장관이나 박 전 의원이나 "징계는 또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자칫 강경파를 자극해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옳은 지적을 했다"며 되레 임 지검장을 감쌌다. 당 지도부는 아예 언급을 피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은 타이밍"이라며 속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런 만큼 3일 의총에선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안'이 추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경파 주도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방식의 의견 수렴이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정청래의 민주당'은 정 장관처럼 '법무부 산하'를 주장하면 강성 당원이나 지지층에게 '수박(겉과 속이 다른 인사)'으로 찍힐 수 있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설치론'이나 '속도조절론'에 공감하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형국이다.   

 

법조계 출신 의원 일부는 보완수사권 유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균택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경찰에게 보완수사만 요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지만 예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별건 수사, 관련 수사를 못하게 금지하는 범위 내에서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보완 수사를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전날 밤 CBS라디오에서 "당해 범죄 사실에 한해 (공소청) 검사가 보완 수사를 하는 게 좋겠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의 기류를 볼때 이들도 '소신'을 고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의원 발언이 나온 뒤 진보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네티즌들은 앞다퉈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선 반발이 잇달았다.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중요한 것은 '수사절차상 인권적 통제가 실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실체적이고 기능적인 문제들"이라며 "검사들의 보완수사권을 박탈한다고 해서 이같은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썼다.

 

친여 성향으로 평가받는 진혜원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률가에 의한 보완 수사 요구와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이 권한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에 망조가 들도록 여론을 조장할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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