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도 '강대강' 예고…민주 새 원내대표 박찬대 강공 선언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5-03 15:47:33

'채상병 특검법' 민주 강행 처리후 더 험악해진 여야 관계
朴 "尹 거부권 법안, 개원 즉시 재추진…법사·운영위 확보"
이재명 "특검 거부하면 범인이라던 尹, 특검 거부 안할 것"
대통령실 "특검 수용, 직무유기" 與 "협치 싹, 폭주로 꺾여"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을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고 민주당은 '거부권 법안 재추진'을 예고하며 맞받았다.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난달 29일 영수회담 후 여야가 '이태원 특별법' 처리에 합의하면서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번졌다. 그러나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찬물을 끼얹었다.

 

그 후폭풍으로 여야 관계는 더 험악해진 분위기다. 22대 국회에서도 거야의 '입법 독주'와 여권의 '거부권 행사'로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민주당은 3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이 대표 핵심 측근인 박찬대 의원을 선출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실시된 찬반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 당선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전·현 원내대표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 홍익표 전 원내대표, 이 대표. [뉴시스]

 

박 의원은 투표 전 정견 발표에서 "엄중하게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가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는 결별하고 국민의 부름 앞에 신속하게 움직이고 성과와 실적으로 화답하는 행동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먼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추경 확보를 위한 협상도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며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에 속도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출 직후 임기를 시작한 박 신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요 법안의 관철 등을 위한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앞서 SBS라디오에선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바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22대 국회 거야의 원내사령탑이자 강성 친명계가 거부권 무력화를 시도하고 '김건희 특검'을 통한 윤 대통령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국민께서 헌정사상 최초로 제1야당에 단독 과반의석을 몰아준 의미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명한 심판'과 '민주당을 향한 SOS 구조신호'"라며 "22대 국회는 총선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서 이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아 친명계 핵심으로 떠올랐고 본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이재명의 입'으로 활약했다.

 

이 대표도 대여 강공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선인 총회에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며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독립된 헌법 기관들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정치결사체의 구성원"이라며 "최소한 모두가 합의하고 동의한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의 양심상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그리고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범인이 아닐 것이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대통령 후보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되뇌어 왔다. 현수막 붙인 것만 수만 장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 발언 전 정청래 최고위원은 "거부권 행사하면 국민들이 윤석열 정권 거부, 저항운동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과거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관련 동영상을 틀었다.

 

동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 "떳떳하면 사정기관 통해 권력자도 조사받고 측근도 조사받고 하는 것이지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졌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대표는 "하하하하"라고 크게 웃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정면 대응했다.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은 MBC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고 더 나아가서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지금 보는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함을 내비쳤다.


홍 수석은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께서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협치의 싹이 거대 야당의 폭주로 꺾였다"며 민주당을 성토했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합의를 강조하던 국회의장을 겁박하는 점령군 같은 행태는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공당이 맞는지 의심케 했다"며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한 사례로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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