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정부 장관들과 첫 국무회의…"어색해도 최선 다해달라"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6-05 15:21:30
이주호 등 참석…"해수부 부산 이전 빠르게 준비하라"
李·트럼프 통화 시점은 "조율 중"…美 기류에 촉각
인수위 역할 국정기획위원장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李,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철회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참석자들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장관들이었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 기간 없이 6·3 대선 직후 출범했다. 내각을 꾸릴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 정부 장관들과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회의 중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하자"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하며 "우리는 모두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들이다. 국민을 중심에 두고 공직 근무 기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매우 어색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는 그 기간만큼은 각자 해야 할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체제 정비가 명확하게 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도 우리 국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한다"며 "최대한 그 시간을 좀 줄이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각 부처 단위로 현재 현안들을 한번 체크를 해보고 싶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여러분이 또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하실 일들이 또 있지 않나"라며 "여러분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상황을 여러분이 각 부처 단위로 가장 잘 아실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여러분의 의견도 듣고 저도 드릴 말씀은 드리겠다"고 했다.
회의에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전 정부 장관이 다수 참석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회의장을 찾았다. 기획재정·법무부 등 장관 부재 부처에는 차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등 전날 임명된 비서진도 함께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임기 첫 전자결재로 이들에 대한 공무직 채용 전자서명을 완료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정 철학을 현재 내각과 공유하고 공약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검토 및 업무 현황을 파악하며 대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최근 발생했던 대형 산불 재해 등의 특이성과 대비 대책, 해결 방안에 관련해 깊이 있고 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첫 국무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열렸다. 참석자들은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오후까지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3시간 40분 걸렸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 보고를 받은 뒤 부처별로 개선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현안 청취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위한 빠른 준비를 지시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또 산불 재해의 경우 예방과 대처 과정에서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의 협업을 주문했다. 소방청·산림청의 협업과 산불 진화 헬기 추가 도입 필요성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식품 물가 대책을 요청했다. 외교부와 협의를 통해 케이(K)-푸드 공공외교 가능성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업무보고를 한 해당 장관과 국정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가 이어졌고 장관들도 의견을 개진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원대 복귀' 지시로 파견 공무원 대다수가 이날 대통령실로 복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 명칭을 국민주권정부로 정했다'는 보도와 대해 "확정한 사실이 없다"며 "지금은 이재명 정부"라고 했다. 그는 "사회적 언어 특성상 국민들이 별칭으로 사용한다면 국민주권정부라는 성격이 규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한 뒤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간 통화를 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위 안보실장 지휘 아래 미국 측과 양국 정상의 통화 시간과 내용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곧바로 통화하기보다는 시차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다소 여유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 통화와 관련해 "일정을 조율 중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무역 협상 상대국들에 '최상의 제안'을 서둘러 보내라고 압박 중이다. 정상 간 담판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통화부터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의중과 미국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국정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정기획위원회는 인사 검증을 제외한 정부 조직개편, 국정과제를 정리하는 인수위원회 개념의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명한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더불어민주당 등에선 대통령 고유 권한인 지명권을 권한대행이 행사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다수의 헌법소원·가처분이 제기됐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16일 두 후보자에 대한 지명의 효력을 정지함에 따라 임명 절차는 지금까지 정지돼 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한 전 총리가 권한 없이 했던 (두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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