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 "민주당, 1인 방탄정당 변질…다당제 시작해야"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4-01-11 15:17:40
"김대중·노무현 정신 실종…혐오와 증오의 양당제 끝내야"
"'원칙과 상식'과 협력"…탈당 3인방, 12일 창당계획 발표
민주 의원 129명 "이낙연, 희생 없이 영광 누리고 탈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탈당을 선언하며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고 민주당 5선 출신으로 당 대표를 거쳐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이 전 대표는 비명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상징성이 크다. 그런 그가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에 나섬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등 야권 분열과 재편이 뒤따를 지 주목된다.
비명계 모임이었던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전날 동반 탈당했다. 이들과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과정에서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들락날락했지만, 저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며 "제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오랫동안 고민하며 망설였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2003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과 국민의당 분당 때도 민주당에 남았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두 가지를 꼽았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선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며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제가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는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며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달라"고 청년과 전문직 등의 신당 참여를 독려했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며 "그 길이 쉬워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가야 하기 때문에 가려 한다"고 국민 성원을 부탁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신당 목표 의석수에 대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독점 구도를 깨뜨리는데 의미있는 정도의 의석, 되도록이면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뜻을 같이 하는 사람 누구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뜻이 같은 사람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출범 이후 양당은 서로 사활 걸고 투쟁만 하다보니 정작 국민을 위해 할 일을 소홀히 했다"며 "국민을 위해 합의하고 생산해내는 정치로 바꾸는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오는 12일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한다. 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내일 정도에 창당 계획을 발표하려고 한다"며 "궁극적으로 총선에서 3파전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신당의 1차 목표는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는) 7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1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은 창당 후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 등과 연대를 통해 '제3지대' 입지를 굳히는 시도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민주당 의원 129명은 성명을 내고 "이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다"며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누리고서도 탈당하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탈당과 신당 창당에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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