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파동으로 몸살…설훈도 하위 10% "묵과 않겠다"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2-23 15:35:31

薛 "이재명, 공천으로 복수 자행...비명횡사 사천"
노웅래 이틀째 단식농성…김한정 "李방탄용 공천"
李 "이런다고 안 바뀌어…불가피함도 이해 부탁"
홍익표, 공천파동 작심 비판…지도부로 갈등 확산

23일 오전 국회 본청 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노웅래 의원이 바닥에 앉아 이틀째 단식 농성 중이다. 4·10 총선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 표시였다.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는 이곳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려다 급히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옮겼다.

 

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공천 농단, 당권 농단 직권남용"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3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총선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는 현역 의원도 이날 추가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들어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맞서 온 5선의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이다. 이로써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가 된 비명계 의원은 두 자릿수로 늘었다.

 

설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넣어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며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며 "비명횡사이며 사천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탈당 여부는 조만간에 말씀 드리겠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설 의원처럼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는 비명계 의원들의 반발과 항의로 민주당은 수일째 몸살을 앓고 있다.

 

의원 평가 하위 10%로 통보받은 김한정 의원(재선·남양주을)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좀 더 완벽한, 더 강한 방탄 정당에 대한 옵세션(집착)이 있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친명 횡재·비명 횡사' 논란의 공천은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의 '조롱조 발언'은 비명계 반감을 부채질했다. 그는 전날 "동료 의원 평가에서 거의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설 의원은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밖에서도 "인성을 의심스럽게 만든다"(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비판이 나왔다.

 

급기야 공천 파열음이 당 지도부로까지 번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전 은평구청장)이 서울 은평을에서 비명계 강병원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된 것을 문제 삼았다.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은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경선에 나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작심 비판한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정체 불명의 예비후보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은 여전히 '비명계 공천 학살' 의혹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등에게 의혹을 받고 있는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디앤에이를 당내 경선 조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전날 "정당 조사 업무인데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도 '공정 공천'을 강조하며 비명계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의원의 단식 농성에 대해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뉴시스]

 

그는 "모두가 갈 수는 없는 길이고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선수는 한명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며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고 판단의 절차와 주체가 있다"고 했다. 

 

비명계 진영에선 조정식 사무총장 사퇴론이 다시 제기된다. 노 의원은 "공천 관련 실무 책임을 맡은 조 사무총장이 과감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가 내세운 '공정·혁신 공천'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읍참마속'의 결단을 보여야한다는 공감대가 적잖다.


그러나 조 사무총장이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비명계 반발이 거세더라도 정면돌파하며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이 대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박홍근(서울 중랑을)·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의원 등 현역 11명을 기존 지역구에 단수로 공천했다. 모두 서울이다. 

 

11명에는 박주민(은평갑)·윤건영(구로을)·선미(강동갑)·한정애(강서병)·진성준(강서을)·강선우(강서갑)·김영배(성북갑)·정태호(관악을)·천준호(강북갑)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경선지 8곳도 발표됐는데, 이중 현역 의원이 포함된 곳은 7곳이다. 서울 광진갑에서 전혜숙 의원과 이정헌 전 JTBC 앵커, 서울 은평을에선 강병원 의원과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 경기 수원정에선 박광온 의원과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맞붙는다.

 

3곳에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의 일대일 매치가 성사됐다. 경기 성남중원(윤영찬 대 이수진), 경기 남양주을(김한정 대 김병주) 전북 군산(신영대 대 김의겸)이다.

 

서울 강북을에선 현 박용진 의원과 이승훈 당 전략기획부위원장,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간 3파전이 치러진다. 충북 청주상당에선 친문 핵심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이 2파전을 벌인다.

 

친명계 원외 인사가 비명계 의원과 맞붙는 1대1 구도가 속속 만들어지고 경선에서 생존하면서 '찐명' 공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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